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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물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세계 각국의 농어산촌 경제 정보 - 제7편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8월, 2.19 유로였던 올리브유 가격은 올해 8월 말 약 80% 급등했다. 소매가격 상승도 가팔라서 유럽각국의 올리브유 소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5%가 상승했다. 고급 식용유의 대표 주자인 '버진 올리브 오일' 수입량이 14,000t이 넘는 우리나라 역시 폭등하고 있다. 올리브 오일 가격이 치솟은 원인은 유럽에 밀어닥친 장기간의 가뭄과 폭염으로 올리브 열매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조한 기후에서도 자란다는 올리브 나무가 말라죽을 정도라면 다른 작물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 위기를 맞고 있는, 세계 최대 올리브 오일 생산지인 스페인 남부도시 하이엔 지역이 직면한 좌절과 희망을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알아본다. (뉴욕타임스 2022년 9월 15일자 참조)

 

세계 올리브 오일의 수도(首都)가 가뭄으로 황폐화되고 있다


올리브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올리브 숲에 자라는 수천 그루의 나무 가운데 한 그루에서 가지를 하나 딱 꺾어서 보면, 누렇게 뜬 잎이 붙어 있고 끝에 미세하게, 바짝 말라버린 몇 개의 싹이 딱딱하게 굳어있다. 아우구스틴 바우티스타에게 그 가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올리브 수확에 저주가 미치리라 하는 것만 같다.

 

일반적으로 가지 끝에서 피는 싹들은 파랗고 건강한데 그럴 경우, 모두 합해 13,000 갤런(4만9,000 리터)의 올리브오일을 생산 할 수 있다. 그 정도의 수확이면 우렁찬 목소리에 붉은 머리 털을 바싹 자른 42살의 바우티스타가 부인과 두 어린 아이를 부양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올해는 올리브 나무 밑에 그물을 치고, 나무를 흔들어 올리브 열매를 따는 10월이 시작되면, 그는 예년에 생산했던 양의 5분의 1이나 건지면 다행일 것이다. 


“보나마나 손해를 보게 될 겁니다”라고 슬픔의 단계로 치면, 당당하면서도 체념하는 단계에 들어선 그런 남자의 어조로 말하는 그는, 바짝 마른 몇 에이커(1에이커는 4050㎡)의 자기 소유물을 두리번거리면서, 스페인 올리브 농부들이 직면한 현실을 이렇게 짧게 요약했다.

 

“물이 없으면 미래도 없죠.”

 

가뭄은 유럽 전역에 걸쳐 수십 종의 작물을 황폐화시켰다. 루마니아의 옥수수, 이탈리아의 쌀, 벨기에의 콩과 프랑스의 근대와 마늘이 그렇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작물은 세계 올리브오일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페인의 올리브 오일이다.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올리브 오일의 절반 가까이가 스페인 남부도시 하이엔(Jaén)-육지로 둘러싸인 5,200평방 마일(약 13,500㎢) 산(産)으로, 국제올리브협의회에 따르면 그 곳에서 나는 올리브오일 생산량은 이태리에서 생산되는 모든 올리브 오일의 그것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하이엔은 가끔 올리브 오일의 세계적인 수도라고 불린다.  

 


로마시대부터 인간이 만든 6천7백만 그루의 올리브 숲

 

농부들과 정치 지도자들은 초미의 문제에 대한 대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1년에 한번 수확을 하는 농업 경제에서 기록적인 온도 상승으로 수확물이 누렇게 말라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곳은 대단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어인 요새와 르네상스 스타일의 성채를 보러오는데 세상에 없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6천7백만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그것이다.

 

올리브 나무가 모든 언덕과 계곡을 덮었고, 모든 고속도로와 길을 따라 사방에서 자라고 있다. 그것은 지상에서 인간이 만든 가장 큰 숲이라고 할 수 있었다. 수세기 전 로마인들이 올리브 나무를 심어 숲이 생기기 시작한 이래, 올리브 나무는 많은 농부들과 떠돌이 품팔이 노동자들을 살아가게 했다. 이 나무들은 지중해성 기후에 잘 자랐고 최소한의 빗물이 있으면 되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최소한의 빗물도 없었다. 유럽은 5백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유럽위원회의 공동 연구센터에서 운영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뭄관측소는 밝히고 있다. 그리고 열파(무더위)를 경험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심각해서 Seville 의 인근 도시 가운데 하나는 미국에서 허리케인에 이름이 붙은 것처럼 -Zoe- 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우티스타씨가 말라죽은 가지를 살피고 있던 그날 아침부터 그는 열기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오전 11시였는데 이미 기온은 섭씨 37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가 도요타 픽업트럭을 몰고, 그가 태어나고 자란 엘 모라르(El Molar)라는 작은 마을 옆의 한 숲에서 자신이 키우는 5천 그루의 나무 주변을 돌면서, 그는 이미 상실해버린 이익 때문에 파멸하고 있었다.

 

그와 다른 농부들은 하이엔의 올리브 수확량이 지난 해에 비해 50%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 상태에서 수입 감소는 1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올리브 농부 평균 연령 60살, 심각한 인구감소와 도시로 향하는 젊은이들 

 

프랜시스코 레예스 마르티네스 하이엔 지방의회 의장은 “상황이 심각하다”며 “이곳의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게 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런 수확량은 수십 년간 올리브 농사에 의존해 온 하이엔에 산재해 있는 수백여 개의 작은 마을 입장에선 일찍이 없었던 가장 최근에 입은 타격이 될 것이다.

 

엘 모라르(El Molar)는 술집, 교회가 한 곳 있지만 식당은 없으며 공식적인 인구는 모두 237명이다.  이 마을 미세리코르디아 아레뇨 이장은 “실제로는 200명이 채 안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일부는 돌아가셨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장인 그녀는 자신이 10살 때, 모라르(El Morlar)로 이사를 왔을 때인 1963년을 돌이켜 보면서 당시 주민이 1000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당시에는 포장도로가 하나도 없었으며 집마다 음용 수돗물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곳에 아직까지 고등학교가 있고, 학교에 자체 주방이 있다면서 -그녀는 낯선 방문자에게 저녁식사를 초대하면서 꼭 와서 자기가 만든 가차미가(gachamiga, 올리브 오일, 마늘, 소금, 물과 밀가루로 만든 요리)와 이곳이 천천히 빈 마을로 동공화(洞空化) 되었음에도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공동체의식을 맛보시라고 강력히 권했다. 

 


이곳에 남아 있는 주민들은 그들의 경작지를 추적하면 100 년이 넘는 4세대 혹은, 5세대 농부들이다. 그들은 이 사업에 마음을 붙이고 세상에서 알려주는 사실과 정보에는 초연한 듯 이 사업과 살금살금 로맨스를 시작했다. 그러한 주민으로서의 자부심으로 가슴 뿌듯해 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기름은 수십 종의 서로 다른 품종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팔린다. 이 가운데 많은 제품을 지역 제분소가 직접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이곳의 경치는 일부 스페인의 가장 위대한 시인들(Miguel Hernandez, Antonio Machade), 가수(Juanito Valderrama), 그리고 화가들 (Rafael Zabaleta)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지금은 그런 올리브 나무숲들을 소셜 미디어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어느 하이엔의 농부는 TikTok에서 170만 명의 팔로워를 데리고 엄청난 크기의 올리브 오일 을 듬뿍 바르는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78개국에서 5만 명이 다녀간 명승지, 올리브오일 여행 신사업에 기대

 

지방정부가 옆구리를 찔러서 생긴 올레오투리스모 (oleoturismo)라고 불리는 초기형태의 올리브오일 여행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올리브 오일로 치료하는 온천휴양시설이 있고 지역 특산물 상점, 이를테면, Panaderia Paniaceite 같은 곳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올리브오일 제품을 팔고 있다. 전통 제분소인 almazara 같은 곳에서는 올리브오일 맛을 테스트하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는 마치 포도밭에서 와인 맛을 보게 해주는 것과 같다.

 

또한, 방문객들은 하루 동안 올리브 오일 농부로 일하고 생활하면서 지낼 수도 있는데 식사를 포함해서 27유로, 약 27달러를 내면 된다.  
 

 

“우리들이 올리브오일을 어떻게 생산하는가를 보는데 관심의 총량이 모아지는 것을 보면 우리로서는 놀라운 일이지요”라고 Baeza라 불리는 마을에서 Oleicola San Fransisco 라는 이름을 가진 제분소의 공동소유자인 Jose Jimenez가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미 78개국에서 5만 명의 방문객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러한 여행 붐이 들녘에서 입은 손실을 상쇄해 주지 않을 것이겠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흘러가는 다양한 올리브 오일 농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좌절시키지도 않을 것이다. 수확을 예로 들어보자. 한때, 계절노동자를 포함해 수만 여 명을 동원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 노동력의 몇 분의 1이면 가능하다. 왜냐하면, 그 많은 일들을 기계가 처리하니까 말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기구가 비브라도라(vibradora)다 -휘발유 엔진으로 작동되는- 이것은 전기톱 같이 매우 길고 얕은 코를 가진 모습인데 올리브 나무 가지에 고정시켜 놓고 가지를 달달달 흔들어  올리브 열매를 바닥으로 떨어지게 한다. 이 기구를 가진 사람은 하루에 1500kg, 약 3300파운드의 올리브를 흔들어 땅바닥에 떨어뜨릴 수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장대를 가지고 올리브나무 가지를 때려서 따면 하루에 200kg 정도가 고작이다. 


올리브 나무의 고장인 엘 모라르에서 인구감소가 일어나는 이유가 바로 그런 기계의 힘이다. 올리브 열매 수확을 하는 데 아주 적은 사람만 있어도 되게 된 것이다. 더구나 올리브 숲에서 여전히 힘을 들여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농부들은 더 높아진 생산비용을 부담해야 하니, 일 할 맛이 나지 않는다. 특히 지금 유로 존에서 인플레율이 9%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연료비, 비료값 그리고 인건비 등 노동비용이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올리브 오일 생산비 상승, 새로운 올리브 경작방식 채택이 관건


“올리브 오일 생산비는 과거 10년 전과 비교해서 2~3배로 올랐다”고 농민 조합의 지역 지부의 전문가이자 올리브 농부인 Juan Carlos Hervas 씨가 말했다. 그의 계산은 이랬다. 지금 최고급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1리터 가격은 3.9유로, 이 가격은 팬데믹 이전의 1.8유로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이만큼의 올리브 오일을 수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4 유로까지 뛰어 올라, 가격이 오른 만큼 수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 손해 보는 사업을 하는 것이죠” 라고 말하는 Hervas 씨는 “처음으로 여러 해 만에 올리브 오일 가격이 올랐지만, 생산비 부담에다 석달간 비가 내리지 않아  수확량이 줄었으니까요.” 

 


나무에 물을 주는 비싼 관개 시스템의 도움이 없으면 올리브 나무들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바우티스타 씨가 엘 모라르 올리브 숲을 차를 몰아 통과하는 동안, 숲의 올리브 나무는 두 쪽으로 분명하게 나뉜다. 즉, 수마일 길이의 검은색 튜브를 사용해, 인근 저수지에서 끌어들인 물을 공급해준 나무들은 건강하고 녹색을 띄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나무들은 갈색에다 바싹 말라 있어 눈으로 구분이 가능한 상황이다. 


“물은 시간당 8리터, 8시간 동안, 일주일에 하룻밤 주는 거죠,” 라면서 바우티스타 씨가 각각의 나무에 물을 얼마만큼 주는지 설명했다. 물값은 비싸다. 농부들은 이런 비싼 물을 확보하기 위해 2001년에 만들어진 수리협동조합에다 물 배급 할당에 따른 돈을 내야 했다. 하지만 다른 많은 농부들은 그 당시 물을 공급받는 것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나무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비가 오는 쪽에 내기를 걸고 돈을 절약하기로 하였었다.   

 

그런 도박을 하던 15년 전 당시만 해도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조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절대로 지금과 같은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올리브 나무 농부들」의 비영리 연합인 아솔리테(Asolite)의 총무인 호세 펠구에라 씨가 말했다. 펠구에라씨와  그와 동료들은 스페인 북부 해안지역인 갈리시아(Galicia) 출신의 기후학자와 만나 질문을 던졌다. 

 

“어째서 비가 점점 더 내리지 않는 거죠?”

 

“우리는 머리 위로 더 많은 비행기가 다니는 것을 보았으니까 비가 오지 않는 것은 비행기와 관련이 있겠구나 생각했죠” 라고 펠 구에라 씨가 자신이 사는 마을인 아르퀼로스(Arquillos)의 공공풀장에 가까이 앉아서 말했다. “그랬더니 기후학자들은 가뭄은 비행기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하더군요”라고 했다. 


눈이 내리지 않고 시냇물이 얼지 않는 온난화 현상, 올리브 나무에 치명적


펠구에라 씨는 아르퀼로스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어린 시절에는 한 해에 두세 번 눈이 내렸고 겨울동안 시냇물이 꽁꽁 얼어서 돌을 가지고도 얼음을 깰 수가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랬던 겨울은 지금, 건조하고 지속되는 기간도 짧다. 이런 겨울 날씨가 오히려 바짝 메마른 여름날씨보다 올리브 나무에 손상을 입히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올리브 나무들은 그런 건조한 날씨에 자라기에 안성맞춤인 나무이며 이런 가뭄이란 현상은 오래도록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라고 그가 말했다. “그렇지만 지금 그런 가뭄이 더 심해졌고 기간이 길어졌다”고 했다. 


유럽연합으로부터 나오는 보조금은 수년 간 올리브 농부들 로서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현재 보조금으로 나오는 돈은 얼추 헥타르 당 연간 690유로라고 농업분석가이자 하이엔 대학교Juan Vilar Hernandez교수는 말한다. 농부들이 평균 1.58헥타르-약 4에이커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 보조금은 대략 한 해에 1090유로이다. “만약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면, 약 80%의 하이엔 농부들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 보조금은 내년에 감소될 예정이라 많은 농부들이 비상이 걸렸다. 장기적인 해결책의 하나는 이곳 농부들이 “현대적인 올리브 경작 (耕作)”을 수용하는 것이다.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나무를 물리적 공간에 가득 몰아 키운 다음에 수확할 때 추가적으 로 산업적 기구(機具)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이엔 지역의 상당부분은 그런 경작이 가능하지 않다. 올리브 숲의 대부분이 비탈진 언덕 위에 있다. 그런 곳에서 값이 비싸고 새로운 기계, 이를 테면 올리브 수확기 같은 것을 -기본적으로 가격이 50만 달러나 하는 트랙터인데, 14 피트 높이의 올리브 나무 우듬지 위에서 운전 한다- 가동시 킬 수가 없다. 그러니 필연적으로 하이엔에서의 올리브 생산은 캘리포니아, 칠레, 호주, 그리고 여타 다른 곳에 있는 올리브 숲의 생산성에서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Hernandez 씨가 말했다.

 

하이엔 하면 항상 올리브 생산지라는 의미로 해석이 될는지 모르지만, 생산성에 관한 한 다가올 미래에 하이엔 지방이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경쟁이 될 것이다.   


“이곳의 올리브 농부들의 평균 나이는 60살이다”라고 그가 말했다. “그런데다 그들의 아이들은 모두 각 도시로 떠나고 있다.  그래서 20년이 지나면 이런 마을에서 어느 누구도 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루이스 프라나스(Luis Planas) 스페인 농림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인 구제를 위해 세금우대정책과 고용혜택을 늘리는 것을 포함한, 이미 정부가 취했던 다양한 조치의 개요를 설명했다. 그러한 조치의 목표는 올리브 농업이 어떤 산업 이상으로 사라지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게 하는 것이다. 


올리브 숲은 스페인의 정체성, 올리브 숲이 사라지면 사막화

 

“만약 엘 모라르 같은 마을들이 사라지면 스페인은 대단히 중요한 이 나라의 정체성을 이루는 한 부분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만약 올리브 숲들이 사라지면, 그런 지역은 사막이 될 것”이라면서. 최근 어느 금요일 저녁에 엘 모라르 사람들이 날씨와 그 날씨에 맞서기 위해 준비해 놓은 시장경제의 법을 무시하고 해마다 열리는 여름 축제를 위해 모였다.

 

그 행사는 가족 재회의 느낌이 있었지만 바우티스타 집안사람들 이외에, 그의 사촌인 이 글을 쓰는 기자를 포함해 다른 집안 사람들도 참가했다. 본격적으로 시끌벅적한 축제는 저녁 11시쯤 시작되었다. 요란한 드럼 소리에 맞춰 브라스 밴드가 시끌벅적한 음악을 쿵쾅거리며 마을의 주요도로를 행진하는 가운데 ‘Soy una Taza’라는 어린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연주했다.

 

이벤트에 맞춰 등장한 포장마차와 술집에서 맥주와 토르티야를 팔았고, 그런 곳에 가까이에 설치해 놓은 바운 시 캐슬(bouncy castle, 성 모양 같은 것으로 된 놀이기구. 공기를 주입해 그 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음) 주변으로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을 광장에 설치해 놓은 하얀 텐트 아래로 모였다. 최근에 대학을 졸업한 이들도 참여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이곳에서 자라면서 겪은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내 어린 시절은 아름다웠어”라고 자신의 25번째 생일을 축하 하면서, 마리오 로메로가 말했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은 올리브 나무에서 작업하는 법이나 올리브 나무와 살아가는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셨지.” 


그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좋아했다. 부서진 장비를 수리하면서 자급자족을 한다는 느낌 같은 것을 가지고 말이다. 그런 생활을 좋아했지만 그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 했다.

그러나 이 마을에는 11살이 넘은 아이를 위한 학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많은 그의 친구들처럼 그도 엘 모라르에 정착하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올리브 농사 이외에 다른 어떤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까.

 

그렇긴 하지만, 올리브 농사는 언제가 그의 생활의 일부분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의 양친은 여전히 600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소유하고 있고, 그는 그런 나무를 물려 받았을 때 단 한 그루라도 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한다.    


“저는 오히려 더 사고 싶은 걸요”라고 그가 말했다. 그는 미래 어느 날 아이가 생기는 것을 상상하고 설령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 농사짓기를 원하지 않을지라도 아이들에게 올리브 농사를 어떻게 짓는 것인지 가르치고 싶다. “저의 양친이 제게 가르쳐준 방식대로 저도 가르쳐야죠.”


자정이 가까워 졌을 때 어떤 D. J가 나타나 귀가 먹먹할 정도로 볼륨을 올려 댄스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그와 때를 맞춰 바람이 불어 닥쳐 냅킨 휴지가 날아가 공중에서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더니, 모든 사람들이 집합적으로 기쁘게 해 줄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시작은 빗 낱을 뿌리듯 가볍게 내렸다. 나이가 지긋한 마리아 데 리카르도라는 이름의 부인 이 가까이 걸어와 웃으면서 “8월에 비가 오다니 정상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렴 어때, 내가 비가 오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정말 하나님이 들으셨나봐.” 


이윽고 비가 퍼붓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들이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달려가서 이게 얼마만인가 하는 표정으로 폭우를 구경했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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