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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구 절벽 시대, 국가 안보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

【모종화 국방안보 전문가】

 

인구 절벽 시대에 국가 안보 분야의 한 축에서 역할을 증대시키고 있는 여군들의 창설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9월 6일을 기념일로 지정하고, ‘대한민국 여군 창설 기념행사’ 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 국민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6.25전쟁을 겪지 못한 전후(戰後)세대의 안보관을 고취 시키고 튼튼한 안보태세를 갖추는데 힘을 보태기 위한 행사로서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이번 호에서는 대한 민국 국군의 한 축인 여군 탄생의 역사와 인구절벽시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제시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국방과 여군이 지켜온 길

 

우리나라 여군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학도 호국단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체육교사를 교관으로 양성하고 육군예비역 소위로 해당 학교에 배속하는 ‘배속장교 교육’을 실시한 것이 그 시초다.

 

그 후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손수 지원해 전장에 참가한 여성이 쇄도하자 1950년 8월 대구여중과 부산 대신초등학교에서 엄격한 필기시험과 신체검사를 거쳐 ‘여자의용군’ 교육대를 창설했고, 491명이 수료하며 ‘여자의용군’ 1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뿐 아니라 낙동강 전선에서 총 반격작전을 하면서 해병대에서 3천여 명의 학생과 교사를 모집했는데, 그 중 126명의 ‘여자의용군’이 포함돼 간호·홍보·행정업무를 수행하였다. 휴전 이후에 여군훈련소가 창설됐고, 그 후 많은 과정을 거쳐 1971년에는 여군부사관이 임용됐다.


또 1997년부터는 3군 사관학교에 우수한 여생도들이 당당히 입교해 장교로서 임관했다. 2010년에는 간호장군 뿐만 아니라 전투병과 여성 장군이 탄생했으며, 2013년에는 최초로 여성 ROTC 후보생이 임관했다. 또 2015년에는 18개 병과로 여군의 역할이 확대됐다. 


올 6월 기준 우리나라의 여군 규모는 장교 부사관을 모두 포함해 약 16,700여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체 간부의 8.7%에 해당된다. 여군이 전방 대대장, 전투기 편대장, 해군 고속정 정장, 해병대 소초장 등 각급부대 지휘관 및 참모로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9년에는 항공 분야 의 첫 여군소장, 정보 분야의 여군 장군이 탄생해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등 각 분야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인구절벽시대, 그리고 안보분야에 여군 역할 확대도 꾸준히 제기


우리나라 헌법 ‘제39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서 남성·여성 공히 국방의 의무를 지도록 돼 있으나, 병역법 ‘3조 1항’을 보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남자는 성실히 수행해야 할 의무’로 남자에 국한해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는 일정한 병역 판정 검사 기준에 맞춰 국민개병주의에 의거한 징병제 하에 의무적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여성도 모병에 의해 장교, 부사관 등으로 원하는 국방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남성처럼 징병이 아닌 모병에 의해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인구절벽시대에 새롭게 제기되는 병역제도 전환의 단초(端初) 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북유럽 나라인 스웨덴, 노르웨이, 이스라엘 등 몇 개국처럼 여성도 징병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남성들만의 징병제가 젠더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므로 남녀공동 징병제를 실시해 인구절벽시대에 부족한 병역자원을 해소하고,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 적합한 병역 제도로 전환하기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 많은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국방환경에 부합한 ‘병역제도’ 검토 시 전제 조건

 

우리의 당면한 병역제도를 검토함에 있어 전제돼야 할 사항으로는 낮은 출산율로 인해 병역자원 충원이 제한되므로 현재와 같은 지속적인 병역자원 유지가 곤란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제 팩트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병역제도를 연구함에 있어 ‘설마! 2040년 이후 병역자원이 부족할까?’라는 가정(假定)보다는 현실 자료로 인정한 중장기적 병역 확충 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병역제도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많은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도 외국사례를 보면 최소 10년 이상 소요됨을 거울 삼아 몇 년 사이의 급작스런 전환보다 완충적 장치를 마련해 가야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보분야에는 예행연습이 통하지 않고 잘못 결정된 병역제도는 안보의 실패를 가져오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흔히들 ‘한반도에서 한꺼번에 대규모 병력 감축이 가능할 것인가? 모병제 시행 시 모병의 충분성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인 가?’라는 관점에서 징병·모병제의 장단점에 의한 개념적 검토 수준에서 의구심을 갖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도 병역제도를 단순한 상비군 위주의 관점에서 벗어나 군복무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 직업적 관점, 개인의 행복과 연계된 포괄적 관점에서 예비자원까지도 고려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국방환경에 부합한 여군의 역할 증대 방안

 

첫째, 징병제 또는 모병제의 장단점에 대한 이분법적 견지로는 한 가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안보상황에 맞는 공통적인 대안을 염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하는 단계로 재출발해야 할 것으로 본다.

 

둘째, 현행 징병제의 유지가 갈수록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해 현행 징병제의 기반을 유지한 상태에서 모병의 성격을 점차 강화하는 단계적 모병제(징모 혼합제)로 점차 옮겨가는 제도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 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간부·병 모든 계층에서 여성 징병제를 시행하거나 또는 간부·병사로서의 복무를 개인 의사에 따라 선택적으로 모병하는 방안 등을 고려한 여성 복무방안, 현재 제도 하에서 간부 위주로 모병의 비율을 상향해 선발하는 여성 모병제의 비율 증대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추가로 대체 및 보충역 제도의 발전과 과학기술에 의한 병력 감축 등 몇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추진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안에 대해 점진적으로 시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 다.


셋째, 현행 제도에서 발전적으로 검토할 사항으로, 우선 여성인력 운용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군사역량 전문화로 과감히 전환해 단기적으로 전문분야 모집병 확대, 기술 집약 부사관 모병화, 민간 전문의 아웃소싱화, 여성 인력 충원 확대 정책 등을 고려 할 수 있다.

 

넷째, 현행 제도하에서 여군인력 운용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여성인력의 병과, 보직, 진급의 다양화로 남성과 차별이 아닌 ‘구별’의 인력관리가 정착돼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남녀 기회의 공정성과 사람다운 삶이 보장되는 병영 여건 개선, 젊은이들의 헌신이 인정받고 국민이 신뢰하는 병역 여건을 우선 마련토록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본다.


다섯째, 여성 인력을 병역 자원화함에 있어 많은 논란이 있으나, 여성의 국방의무는 ‘징병보다는 자원입대’가 전제된 상태에서 현행 여군모병 비율을 확대하고 병영의 여건을 MZ 세대에 맞도록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흔히들 여성 징병제를 실시할 경우 여성의 보직을 사회복무 제도처럼 운용하겠다는 일부 주장도 있으나, 이같은 사항은 현실을 고려할 때 해결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본다.

 

즉 여성 징병제로 충원된 현역 복무 대상 인원이 국방인력보다 초과 될 때 사회복무제로의 전환을 고려할 수 있으나, 지자체 및 사회복지 시설에서의 사회복무요원의 보직 확보 문제와 지자체의 예산 부담 증가, 사회 청년 및 노인들의 일자리와의 상충 등 범정부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해결할 요소가 많다는 사실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본다.

 

끝으로 병역제도는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이므로 국 방 관련 부서에 국한된 토의보다는 예산문제, 인구정책문제, 안보상황, 군사력 건설 등과 연계되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병역제도 발전 TF’을 구성해 본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안보의 주요 분야에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 나가며 현재까지 헌신한 여군들의 희생에 경의를 보낸다.

 

앞에서 언급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더욱 섬세함이 필요한 분야에서 때로는 전략가로, 때로는 대부대의 지휘관으로, 때로는 국방정책의 핵심 분야에서 기회가 공정하고, 젊은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여군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길 여군의 날을 맞아 기대한다.

 

모종화 본지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서영대학교, 한국뉴욕주립대 초빙/석좌 교수              

전 1군단장, 육군인사사령관, 합동군사대학교 총장
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전 병무청장  

 

MeCONOMY magazine Octo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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