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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현장리포트】 「다시마 수박」 의 경이로운 감칠맛 “어떻게 이런 맛이 나오죠?”

 

“바다의 야채”로 불리는 다시마 액비(液肥)로 키운, 이른바 「다시마 수박」이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27년째 수박 농사를 짓고 있는 수박 육묘(育苗)의 장인, 김기현 씨가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통골 농장에서 시험 재배한 「다시마 수박」은 일반 수박보다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해 품평회에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수박이라는 절찬을 받았다.

 

지난 22일 다시마 액비로 키운 국내의 첫 「다시마 수박」 품평을 위해 경기도 양평군 청운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 양평군 관계자, 한국자유총연맹 양평군지회 최종열 회장 비롯한 관계자들과 남양주 수동농협 조용국 이사 등 20여 명이 모였다.

 

이날 품평할 대상은 수박 육묘 장인 김기현 씨의 ‘통골 농장’에서 키운 다시마 액비를 친 「다시마 수박」과 양평군 청운면에서 재배된 일반 수박 두 종류였다. 육질을 깍두기처럼 썰어 여러 접시에 담은 뒤 (다시마 수박은) 주황색, (일반 수박은) 파란색으로 표시해 두고 품평위원들이 모르게 섞어 두었다. 다만, 품평위원들이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일반 수박은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내놨기에 시원했고, 「다시마 수박」은 밭에서 딴 뒤 자연 상태 그대로 두었기에 시원한 맛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양평군 청운면 ‘수박품평회’

 

품평회를 갖기 전 양평군 청운농협 로컬푸드직매장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품평은 당도와 경도, A(파란색, 일반 수박)와 B(주황색, 다시마 수박)로 나눠 실시합니다. 그러니까 각자 맛을 보신 뒤 A 당도, A 경도, B 당도, B 경도 등 4개의 칸 중에 자신이 판단해서 가장 높은 품질이라고 생각하시는 항목의 칸에 딱 한 장의 스티커를 붙이시면 됩니다. 한 사람당 한 장입니다.”

 

 

품평위원들은 각 접시에 담긴 수박의 맛을 본 후 식감과 당도 등에 대해 각자 평가했고, 결과는 의외였다. 2명만이 A, 그러니까 일반 수박의 경도에 손을 들어주었을 뿐, 나머지 16명 모두 「다시마 수박」에 스티커를 붙였다. 8명은 「다시마 수박」의 당도에, 다른 6명은 「다시마 수박」 의 경도에 붙였다. 「다시마 수박」이 16; 2로 일반 수박을 압도했다. A 수박의 경도가 좋아 보인다고 평가한 품평위원들은 시원한 수박이 단단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품평이 끝난 뒤 한 품평위원은 “(결과를 보고 나서야 그게) 「다시마 수박」이었구나 라고 알게 되었는데 먹었을 때 식감이 아삭아삭했고 당도에서 일반 수박과 월등히

차이가 난다는 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들 또한, 「다시마 수박」이 맛과 당도에서 최고의 수박이라는데 이견을 내지 않았으며 “감칠맛”이 나서 좋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양평군 수박연구회 회장이기도 한 「다시마 수박」 재배자 김기현 씨도 이 같은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없어서 흙에 초비도 안 준 상태에서 그저 다시마 액비를 물에 희석해 타 줬을 뿐이다. 다시마 액비가 좋을지 어떨지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아마 옛날 수박 맛이 나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라고 했다.

 

청운면 수박재배 일등공신

 

「다시마 수박」 재배자 김기현 씨는 1981년 양평군 농업 경영인 청운면 1호 선정자다. 1984년은 새농민상을 받았고 친환경농산물 이력추적 제1호에 선정됐다. 양평군 청운면에 처음 수박을 들여온 사람도 김기현 씨다. 청운면 농가에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고 수박이 청운면의 주작목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김기현 씨의 노력이 깔려 있다. 올해 4월에는 수박 분야 경기도 농업 전문경영인 인증패도 받았다.

 

이날 품평회를 주관한 양평군 청운면 박동순 면장은 “다시마 액비로 수박의 식감과 당도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라면서 “「다시마 수박」을 지역특산물 브랜드로 만들겠다”라고 했다.

 

다시마 액비 연구보고서

 

지난해 12월부터 다시마 액비가 오이, 토마토 등의 농작물에 미치는 효과를 조사해 온 경북대학교 생태환경대학 생태시스템 학부 김진호 교수팀은 최근 다시마 액비가 과실의 당도와 경도를 확실히 높여준다는 연구보고서를 냈다. 다시마 액비가 흙에 사는 미생물의 활동을 도와 뿌리가 흙 속의 영양을 제대로 흡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다시마 액비를 뿌려 준 오이는 그렇지 않은 오이보다 흰 뿌리의 성장이 탁월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 나온 「다시마 수박」도 그런 흙 속의 원리가 작동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다시마 액비로 미생물이 풍부하게 살게 된 흙에서 뿌리를 제대로 내려 성장한 「다시마 수박」은 실제로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으면서도 수박의 크기도 균일한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육질이 단단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수박의 유통기간이 늘어나면 수박재배 농가나 유통업체의 재고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박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 칼슘, 마그네슘 등과 같은 미량 요소를 시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다시마 액비를 시비할 경우, 연작에 의한 염류 피해 등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수박을 수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모으게도 했다.

 

다시마 액비는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다시마 100g에다 흑설탕 60g, 소금 15g을 통에 넣는다. 흑설탕과 소금을 넣는 것은 다시마 액을 삼투압으로 빼내려고 하는 것이니 딱 그 비율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통을 꽉 채우지 말고 3분의 1 정도의 공간을 남겨두고, 공기가 통하도록 뚜껑을 살짝 열어둔다. 그늘에 3주 정도 두고 나면 완성되는데 국자로 위에 뜬 다시마 액비만 떠서 쓴다. 액비는 당도를 높이고 식물을 오래가게 하는 인산 성분이 풍부하다. 다만 식물에 뿌릴 때는 물에 100배 정도 희석해 사용해야 한다.

 

다시마, 다양한 기능성 성분 지녀

 

다시마는 예로부터 식이섬유, 아이오딘, 칼슘, 셀레늄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지니고 있어 다이어트, 각종 성인병과 대장암 그리고 갑상선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시마에 함유된 라이닌 성분은 혈압을 낮춘다고 한다. 최근 이러한 다시마 액비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1급 청정지역 다시마로 만든 수입 다시마 액비가 전국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어 농민들로 각광(脚光)을 받고 있다.

 

한반도, 일본 홋카이도(일본은 다시마를 배에 실어 전국으로 공급하는 다시마 바닷길이 예로부터 있었다), 캄차카반도, 사할린섬 등 태평양 연안에 분포하며 차가운 물에서 사는 다년생 해조류라는 다시마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대량 양식체제를 갖춘다면, 향후 다시마 액비는 보편적 토양 중화제로서 우리나라 토양을 살리는데 막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흙 속의 미생물 번성하게 해 줘

 

“이걸 보시면 아시겠지요. 잔뿌리가 계속 나오잖아요. 잔뿌리가 아주 많아요. 이때까지 좋은 약을 쓰면서 이 정도로 효과는 못 봤어요. 토양에도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다시마 액비로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젊은 농부의 말처럼, 다시마 액비는 땅심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흙 속의 미생물을 번성하게 해주고, 그리하여 식물의 뿌리가 흙 속의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다. 「다시마 수박」이 옛날 수박 맛을 지니게 된 것도 그런 이유다.

 

지상의 모든 생명은 그 기원을 바다에 두고 있으므로, 바다의 다시마가 기후변화와 토양오염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육지를 구하러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시마의 기운이 서해에서 한강을 타고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수도권 한구석에 이르러 옛맛이 나는 수박을 만들어 준 거라면 지나친 상상일까?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몰고 오듯 양평군 청운면의 「다시마 수박」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날을 고대해 본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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