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해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자가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 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근무하며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어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좌천됐다. 이후 윤 후보자는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해 화제를 모았다.
윤 후보자의 폭로에 정갑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조직을 사랑하느냐. 사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대단히 사랑한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자 2014년 여주지청장에서 대구고검·대전고검 검사로 좌천을 거듭하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뒤에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에 임명되면 상당수 검찰 간부들이 옷을 벗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8기 현 문무일 총장보다 5기수나 아래인 23기다.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수장 자리에 오르는 것이어서 검찰 관례에 따라 윤 후보자보다 선배 기수인 검찰 간부들이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