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이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날 발간된 ‘세종논평’에서 “지난 4월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인 국무위원회 위원장직에 추대된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김 위원장에 대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다가 지난 16일자 노동신문에서 전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보도하면서 ‘공화국 미력 최고사령관’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자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이 김정은을 북한의 실질적 통치자일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최고지도자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등장했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정 본부장은 “확대해석”이라며 “최근 북한 매체들이 지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직에 추대된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서 ‘공화국’이라는 표현은 한국에서의 ‘국가’라는 용어에 비해 매우 좁은 의미로 사용된다. 북한에서 ‘공화국’에 포함되는 것은 최고인민회의,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과 같은 국가기구들”이라면서 “이런 국가기구들은 조선 노동당의 지도와 통제를 받는 위치에 놓여 있다. 북한 헌법 제1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 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명확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에도 군대는 국가나 공화국의 군대가 아니라 ‘수령과 당의 군대’다. 그러므로 북한이 헌법에서 언급하는 ‘공화국 전반적 무력’에 정규군인 조선인민군을 포함되지 않는다. ‘공화국 전반적 무력’에 해당하는 것은 군사행정기구인 인민무력성과 방첩기구인 국가보안성, 한국의 경찰청에 비유되는 인민보안성과 같은 국가 군사기구들”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멤버들과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이 포함돼 있지 않은) 국무위원회 구성원들이 수행한 것도 작용했을 수 있다”며 “따라서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보도하면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북한은 당이 국가 위에 군림하는 ‘당-국가체제’를 갖고 있다”면서 “국가중심적인 한국의 정치체제를 보는 관성으로 북한을 보려고 하는 ‘남한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