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가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가운데, 고용의 질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활동 인구조사의 연간 데이터를 활용해 5가지 특징을 짚어 본 결과 2018년 ▲증가 추세던 고용률이 처음 꺾였고 ▲경제의 허리인 40~50대 고용률과 ▲고졸 학력 고용률이 감소했다.
또한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된 가운데 취업자는 줄고 실업자는 늘었으며 ▲늘어난 취업자도 저임금 산업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전체 고용률은 60.7%로, 전년대비 0.1%p 감소해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였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생산가능인구 증가분 25만2,000명의 38.5% 수준인 9만7,000명에 그쳤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 63.1%에서 최고 121.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한경연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작년의 취업자 수 증가폭이 이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2013년 3.1%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은 2010년 이후 최고인 3.8%까지 증가했고, 실업자 수는 107만3,000명에 육박해 어려운 고용상황을 대변했다.
특히, 40대와 50대 고용률은 각각 0.4%p, 0.1%p 감소했다.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줄었던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40대와 50대 고용률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18년이 처음이다.
이들은 15세 이상 인구의 38.2%를 차지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주체로, 가계의 ‘경제 허리’라고 불린다.
한경연은 40대와 50대 가구주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 대비 20% 이상 높아 고용률 하락이 가계소비 감소로 연계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대 고용률은 지난해 일부 회복했고, 30대 고용률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고졸 학력의 고용률 역시 0.7%p 떨어졌다. 고졸 인구는 6만4,000명 줄어든 데 반해, 취업자 수는 3배 수준인 16만7,000명 감소한 결과다. 고졸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한경연은 중졸 이하 인구의 고용률도 2010년 39.7%에서 2018년 36.8%로 꾸준히 하락하는 등 저연령·저학력층의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고용시장의 부진을 우려했다.
지난해 15~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대비 0.1%p 증가해 노동시장 건전성이 유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는 늘어 경제활동인구가 5,000명 감소하는 등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은 줄고, 취업 의사가 있어도 실제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로,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을수록 전체 인구에서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을 취업자와 실업자 부문의 기여도로 나눠보면 취업자 기여도는 –0.2%p, 실업자 기여도는 0.2%p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지난해 경제활동참가율은 취업자 부문의 증가가 경제활동인구 증가의 대부분을 이끌어 온 것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취업자도 저임금 산업 비중이 더 높았다.
전체 취업자 증가 중 저임금 산업 비중이 69.7%로 2017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2015년과 2016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산업별로는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교육 서비스업은 2018년 5만6,000명, 6만명 줄어들었지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2만5,000명, 농림어업이 6만2,000명 늘었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도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에서 만들어 내거나 저임금 일자리가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고령화와 더불어 급격한 고용보호 정책으로 일자리 상황이 지난해 양적인 측면 외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