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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내 토착 미생물로 ‘한국형 유산균’ 산업화 한다- 윤복근 광운대학교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

- 작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27조원, 32%가 유산균 시장…출시 제품 대부분 수입 균주 사용
- 韓, 전통적으로 ‘발효음식’ 문화로 미생물 다양성 갖췄지만, 개발은 안 돼
- 해외에서는 이미 4세대 유산균 ‘포스트바이오틱스’ 상용화 이뤄져
- “국회 산업화 포럼 및 전문 인력 양성 통해 산업화·글로벌 시장 개척할 것”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몸속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유산균’으로 대표되는 유익균을 보조식품으로 섭취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발효식품’을 먹어왔던 우리는 토종 미생물들을 많이 갖고 있지만, 이것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들은 몸속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라는 4세대 유산균 제품까지 출시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여전히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1세대)’나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2세대)’에 머물러 있는 국내 실정에 대해 윤복근 광운대학교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는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윤 교수는 이러한 사실에 주목, 우리 고유의 토종 미생물 연구와 ‘국회 산업화 포럼’을 열면서 관련 업계의 기술과 정보를 공유해 오고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중 하나가 ‘건강’이다. ‘건강’은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사로, 과거부터 인간은 건강한 삶을 원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되는 사회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건강을 지키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생존을 위한 스트레스는 갈수록 심해지고, 환경오염이라든지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현대인들의 건강은 점점 악화됐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점점 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유병장수’라는 말이 등장했을까. 의학기술이 발전하고 약이 좋아지면서 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래 살게 된 현대인들. 그러나 약이라는 화학물질은 장기간 복용했을 때 결코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음식은 내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 먹으면 건강을 크게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우리 몸의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유산균(유익균)’으로 대표되는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건강보조식품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들에 사용된 균주는 대부분 외국으로부터 가져온 ‘수입균주’들이다. 윤복근 광운대학교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는 “사람 몸속의 미생물은 태어날 때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고, 엄마 몸속의 미생물은 식습관이나 음식 문화에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음식에서 나온 균주가 훨씬 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면서 “그럼에도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토착 미생물이 상품화돼 나온 것이 없고 대부분 외국 균주”라며 아쉬워했다.

 

해외, 유산균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벌써 산업화 진행

 

해외에서는 유산균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통해 개념을 세분화시키고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등 산업화를 이뤄냈지만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있어 상당히 뒤처졌다. 관련해서 해외에서는 단순히 유산균에 대한 연구를 넘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등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몸속의 미생물 유전정보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속에는 100조(兆)~1,000조 개의 미생물이 있다. 이들은 크론병, 베체트병, 소화기 질환, 아토피, 알러지 등 면역성 질환뿐 아니라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자폐 등 신경·정신질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환경 변화에 따른 유전자 변형과 다음 세대로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제2의 게놈(Genome)’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2년간 1억2,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9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투입해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를 추진하기도 했다.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부터 ‘포스트바이오틱스’까지

 

유산균은 그 종류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포스트바이오틱스 등 4가지로 나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에 유익한 부산물을 만들어 내는 유산균을 포함한 유익균 전체를 말한다. ‘프리바이오틱스’는 프락토올리고당(Fructo oligosaccharide), 이눌린(Inulin), 식이섬유 등 프로바이오틱스의 성장, 증식 및 대사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를 가리킨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위산이나 담즙산 등 산도가 높은 신체 장기를 지나면서 파괴되는 경우가 많아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 것보다 프로바이오틱스에 필요한 영양소를 먹으면 오히려 우리 몸의 프로바이오틱스가 더 증식할 수 있다는 주장과 과학적 증명이 이뤄짐에 따라 등장했다. ‘신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들어가 있는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말하는 것으로, ‘Syn’은 ‘시너지(Synergy)’를 의미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 것이 효과적이냐 ‘프리바이오틱스’를 먹는 것이 효과적이냐는 논쟁이 계속됨에 따라 둘을 섞은 제품이 출시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대사산물이다. 박테리오신(Bacteriocin, 항균성 단백질) 아세트산(Acetic acid, 항균 및 항진균 성질을 갖는 카복실산), 프로피온산(Propionic acid), 부틸산(Butyric acid) 등이 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 장내 미생물 불균형) 개선 ▲장누수증후군(LGS, 장 점막 손상으로 융모의 상피세포상 연결이 느슨해져 발생하는 틈으로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나 각종 독소, 병원균이 유입돼 일어나는 염증 및 면역질환) 개선 ▲면역조절 기능(염증억제 및 알러지 예방) ▲장내 pH 균형 회복 ▲푸조 박테리아(잇몸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박테리아) 증식 억제 ▲독소 차단 및 분해·배출 ▲유해균 생성 및 활동 억제 ▲지방축적 조절 및 비만 예방 ▲천연항생물질 생성(항암작용, 염증 억제작용) 등의 기능을 한다.

 

Cory Klemashevich 등 6명은 ‘Rational identification of diet-derived postbiotics for improving intestinal microbiota function(장내 미생물 기능 향상을 위한 식이성 후생물의 합리적 식별)’ 논문에서 “프리바이오틱스 및 포스트바이오틱스 식품 모두 급성 디스바이오시스 완화에 대한 치료법이 되고 있다”면서 “포스트바이오틱스인 인돌(indole)은 염증의 지표, 전 염증성 전사 인자 및 장 상피세포에서의 병원체를 감소시키는 한편, 단단 접합 저항과 점액 생성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J.E. Aguilar-Toala 등 7명의 ‘Postbiotics : An evolving term within the functional foods field(포스트바이오틱스 : 기능성 식품 분야에서의 진화)’에서는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항염증, 면역조절, 항비만, 항고혈압의 효능이 있다”고 했고, Martin Beaumont 등 12명은 ‘The gut microbiota metabolite indole alleviates liver inflammation in mice(장내 미생물 대사물질 인돌의 쥐 간 염증 완화)’를 통해 “인돌의 경구투여는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시키는 주요 단백질의 발현을 감소시켰다”며 “인돌은 간에서 LPS(Lipopolysaccharide, 그람음성 세균의 세포벽 구성성분 중 하나. 감염 환자에게 패혈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당지질)의 해로운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박테리아 대사산물이다. 인돌은 간 염증을 감소시키는 혁신적 물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복근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우리 몸속에서 활동하면서 만들어 내는 물질(대사물질)은 소화를 돕거나 장내 유익균 증가, 내독소 억제, 인체의 나쁜 물질들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장내 밀착결합 구조를 탄탄하게 하는 등 우리 몸에서 좋은 역할을 하는 것은 유산균 자체가 아니라 유산균 대사산물이라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포스트바이오틱스를 섞은 복합제가 소위 ‘4세대 유산균’이라고 해서 ‘포스트바이오틱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효’의 음식문화 가진 韓…유익균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김치, 각종 장류, 젓갈 등 우리나라의 음식은 전통적으로 ‘발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연의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발효’를 통해 우리는 더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고, 그를 통해 건강도 지킬 수 있었다. 같은 김치라도 우리나라의 김치가 더 풍부한 유익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음식을 발효시켜 먹는 문화를 가진 만큼 우리나라가 가진 유익균들도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각종 유산균 제품들에 사용되는 균주 대부분이 외국에서 수입된 것들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윤 교수는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이 분야를 키우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거나 연구수행을 하지 않았다. 작년에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27조원이었다. 그중 36%가 홍삼 제품이었고, 유산균 제품이 32%를 차지했다. 이처럼 유산균 제품 시장이 전체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 제품들의 원료가 다 외국 균주”며 “수입된 균들은 치즈, 와인 등에서 추출한 것으로, 김치, 젓갈, 된장 등을 즐겨 먹는 한국인들의 장내에 있는 미생물과 서로 어우러지거나 정착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중소기업들이 부분적으로 김치나 된장 등에서 추출한 단일 균주를 개발하기는 했지만, 효능·효과에 대한 검증이나 공신력, 신뢰성이 떨어지고, 임상을 거쳐 논문을 내는 등 산업화까지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아직까지 눈에 띄는 산업화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나오는 제품들의 균주는 매우 훌륭하지만, 기업 혼자서 그것을 홍보하고 사업을 해나가는 부분에서 규제에 묶이고, 인·허가에 막혀서 상품화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극소수의 회사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균주라고 해서 내놓을 만한,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은 공신력 문제다. 그래서 국가기관에서 만든, 특히 정책자금이나 연구개발 자금 같은 객관적인 자금을 투입해서, 또 많은 전문 연구원들이 모여서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만든 균주들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4차 산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외에서는 유산균에 대한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미국의 논문이나 현지 전시회, 박람회를 가보면 우리나라에서 전혀 볼 수 없는 ‘포스트바이오틱스’라는 이름으로 유산균에 대사산물이 포함된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제품을 먹고 있다”며 “외국에서는 이미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상용화·대중화돼 유산균에 대한 기본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조만간 ‘포스트바이오틱스’ 시장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화 포럼’으로 유산균 분야의 본격 산업화 추진

 

이처럼 유산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상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 고유의 유산균, 토착 미생물이 없는 상황에서도 윤 교수는 유산균 및 미생물을 연구 개발하는 기업들과의 정보 공유, 정부 부처와의 협의 등 실질적인 산업화를 위한 ‘국회 산업화 포럼’을 7회째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국회 산업화 포럼에 대해 “단순하게 R&D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실제로 산업화가 되도록 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4차 산업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제품화시킨 기업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거기에 국민적 관심을 끌어들여서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의 장”이라고 포럼의 의미를 소개했다.

 

이어 “결국은 연구된 결과를 갖고 국민들 앞에 나가서 실제로 소비자가 먹고 효과를 볼 수 있는, 그것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서 산업화 포럼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면서 “산업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적인 부분, 제도적으로 인·허가나 규제 등의 문제도 다루는 산업화 포럼에 정부 부처와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이 부분에 대한 얘기를 듣고 해결 방안이나 대안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포럼을 통해 산업화를 이끌어 내고 교육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가고자 한다는 윤 교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홍삼 제품보다 성장률 측면에서 훨씬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산균 시장에 우리 토착 미생물로 만든 제품을 내놓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토착 미생물을 세계시장에 내놓고 세포 유전자보다 10배나 더 많은 미생물 유전자인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를 널리 알려나가겠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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