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 지사는 수사결과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경찰을 비판했다.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수사 결과 트위터 계정 ‘@08_hkkim’의 소유주가 김 씨인 것으로 잠정 결론 짓고, 사건을 19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해당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4만여건의 글을 조사해 소유주의 정보를 파악했는데, 이중 해당 트위터 계정의 글과 사진이 올라온 시간 전후로 같은 사진이 김 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것을 다수 확인했다.
결정적인 사례로는 2014년 1월15일 오후 10시40분 김 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으로, 이후 10분 뒤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에 해당 사진이 올라왔고, 10분 위 이 지사는 그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 지사는 “경찰이 트위터 계정주가 제 아내라 단정한 ‘스모킹 건’이 참 허접하다. 5·18 사진을 트위터에 공유하고 이걸 캡쳐해 카스(카카오스토리)에 공유한 게 동일인인 증거란다”며 다섯 가지 근거를 들어 이를 비판했다.
그는 “만약 사진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공유하면 트위터에 공유한 후 트위터 공유 사진을 캡쳐해서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겠나, 아니면 사진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바로 공유하겠나?”라면서 “번잡한 캡처 과정 없이 원본 사진을 공유하는 게 정상이니 트위터 사진을 캡처해 카스에 공유한 건 두 계정주가 같다는 결정적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다르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학 입학사진을 트위터가 최초 공유했다는 단정도 그렇다”며 “아내가 원본 사진을 손으로 잡아 찍어 카스에 공유한 지 10여분 후 그 사진이 트위터에 공유됐는데, 트위터 계정주는 아내 카스를 볼 수 있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내가 카스에 공유한 사진을 트위터 계정이 받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애써 외면한 채 ‘트위터가 처음 사진을 공유했다’는 거짓 가정하에 ‘사진 주인이 트위터 계정주’라 단정한 경찰의 무지와 용기가 가상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계정주가 쓴 ‘아들 둔 음악 전공 성남 여성’이라는 글이 증거라 한다”면서 “익명 계정에서 타인을 사칭하거나 흉내 내고 스토킹하는 일이 허다한 건 차치하고, 그가 이재명 부인으로 취급받아 기분 좋아했다든가 이재명 고향을 물어봤다든가 새벽 1시에 부부가 함께 본 그날 저녁 공연 얘기를 트위터로 나눈다는 건 부부가 아닌 증거인데, 이는 철저히 배척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 주장대로 하면 아내는 아직도 성남산 지 30년이 안 되므로 계정주가 성남산 지 30년이라 한 것은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분당에서 트위터와 동일 시기에 기기변경한 사람은 아내 뿐이라는 것도 증거가 될 수 없다”며 “이는 계정주가 분당에 산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결론으로, 표적을 정한 꿰맞추기 수사의 근거가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계정이 만들어진 2013년에는 인증절차 없이 계정을 만들었고, 인증이 강화된 지금도 경찰서장 이메일과 전화번호만 알면 뒷자리 같고 메일 일치하는 계정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기존 계정을 서장 계정으로 바꿀 수 있다”면서 “더구나 계정과 관련 있다는 이메일은 비서실과 선거캠프에서 일정 공유용으로 만들어 쓰던 것으로, 아내가 쓰던 메일이 아니라는 것도 증명해줬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트위터 글은 조사 착수도 안 하는 게 보통인데, 이 트위터 글 때문에 대규모 전담수사팀이 구성된 건 대상자가 이재명 아내이기 때문”이라며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대선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한 경선 상대 아내가 경선 당시 상대를 비방해 명예훼손했다고 경찰이 가혹한 망신주기 왜곡수가 먼지털기에 나선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누군가 고발하고 신고한 그 수많은 악성 트위터 글이나 댓글은 조사 착수도 없이 각하하지 않나?”라면서 “국민이 맡긴 권력을 사익을 위해 불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한겨울 눈 덮인 숲 속 참나무 밑에 밤송이 몇 개, 밤나무 잎 가지 몇 개 흩어놓았다고 밤나무가 외지 않는다. 천둥번개, 폭풍 몰아쳐도 계절은 바뀌고 물은 아래로 흐른다”며 “봄이 되면 참나무임도 자연히 드러날 것이다. 사필귀정, 상식과 국민을 믿고 꿋꿋하게 갈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