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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13지방선거] 떨어졌지만 빛난 청년 정치인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우인철 전 우리미래 서울시장 후보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6·13 지방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은 북한과의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는 문재인 대통령에 힘을 실어줬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별다른 쇄신 없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보수 야당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철퇴를 내렸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인만큼 이번 선거는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되는 선거였다. 지금껏 치러진 선거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점은 청년 후보가 많았다는 것.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을 운영 해보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진 청년들이 눈에 띈다. 바로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와 우인철 전 우리미래 서울시장 후보다. 이들을 만나봤다. (해당기사는 M이코노미 매거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유세 활동에 열을 올리던 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신지예 당시 후보와 우인철 당시 후보는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당 관계자들과 함께 명함을 나눠주며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이 유세 활동을 벌인 신촌역 일대는 대학들이 모여 있는 곳인 만큼 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이 많았다. 길을 지나다 후보들이 나눠준 명함을 받아든 일부 청년들은 얼굴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2030 청년 세대, 지방선거 통해 지방의회 대거 입성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의회에 입성한 20~30대 청년은 총 238명. 총 4,027명의 당선인 중 시·도지사와 구·시·군의장, 교육감 및 교육의원, 국회의원을 제외한 지방의원 당선자의 수가 3,750명이니까 20~30대 청년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3%다. 이는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20~30대 지방의원(127명)이 전체 지방의원 당선자(3,687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3.4%보다 약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6월 26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시의원 당선자 110명(시의원 100명, 광역의원비례 대표 10명) 중 20대가 2명, 30대가 8명이었다. 당선자 중 9%가 20~30대인 것이다. 물론 이들이 서울 시의원 당선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대 44.5%(49명), 40대 28.2%(31명), 60대 이상 17.3%(19명)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지만,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서울 시의원 당선자 중 20~30대가 1.9%(2명)였던 것을 고려하면 무려 5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구의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서울 25개 구의회 의원 당선자는 423명으로, 이중 8.7%인 37명이 20~30대였다. 4년 전에는 고작 4% 수준이었다.

 


사회의 문제들을 내 손을 바꾸겠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각 지방의회에 입성한 청년들이 늘어난 배경에는 “뽑아주면 잘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정치인들을 뽑아봤자 실제로 바뀌는 것이 없는 현실 속에서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청년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거 때마다 청년들의 표를 얻기 위해 후보들이 날리는 공수표에 이제는 “내가 직접 해보겠다”면서 정치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신 전 후보나 우 전 후보 역시 이런 이유 때문에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신 전 후보는 “세상의 편견과 혐오에 맞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정치를 함에 있어 어리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없었다. 청년으로서 정치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며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나서고 싶었고, 정치가 배제시키고 있는 약자들을 위한 정치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세상이 바뀔 수 있을까를 보여주고 싶었다. 정치의 영역이라는 것은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이 정치한다기보다는 기득권이 아닌 이들이 정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손에 준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정치인이 자신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시민들의 곁에서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신 전 후보는 “청년들 정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나 캐나다 트뤼도 총리, 얼마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첫 여성 시장이 당선됐는데, 30대였고, 뉴질랜드에서는 최연소 국회의원이 나왔는데, 23살이었다”며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원동력이 돼 정치가 생동감을, 생명력을 얻는 흐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머지않아 그런 훌륭한 정치인들이 더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우 전 후보는 “청년이 청년에게 잘 지내는지 묻고 싶어서” 정치 활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 이후 정권도 바뀌고 우리의 일상에 변화 같은 것들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청년들의 일상, 사회적 약자들의 일상이라고 하는 것들은 여전히 버겁고 힘들다”라며 “정치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 사이에서 기존의 정치권이나 시스템이 이런 문제들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을 이대로 둘 것이냐 하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면서 “‘우리 시대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기’위해 정치를 결심했다. 당장 변화를 못 할 수 있지만, 작은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거대 기득권 정당 아니면 정치하기 어려운 구조 바꿔야


이들은 하나같이 거대 기득권 정당이 아니면 제도권 정치에 진입하는 것도 힘들게 만든 선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 전 후보는 “한국의 기탁금은 광역단체장이 5,000만원, 대통령 후보가 3억원, 국회의원이 1,500만원이다. 모든 개인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고 있다. 정치적인 의식이나 정책을 갖고 있는 개인이라면 그것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정치세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가 표방하는 문화고 제도”라며 “하지만 한국 사회는 기탁금이 너무 높기 때문에 서민들, 청년들, 없는 사람들이 정치하기 힘들게 막아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탁금과는 별도로 현수막비, 공보물비, TV광고비, 벽도 등 비용을 다 따로 내야 한다. 결국 기본적으로 선거에 나와서 자기가 뭘 하겠다고 정책을 얘기하려면 1억원 넘게 버려야 하는 것”이라면서 “보통 선거하는 분들은 몇 십억씩 쓴다고 한다. 공영선거가 아니라 완전히 ‘금권선거’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우 전 후보도 한국의 정치제도에 대해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제 공보물이 손바닥 사이즈인데, 단가가 2원이다. 460만장을 만드는데 1,000만원이 들었다. 기탁금과 관계없이 추가로 그만큼의 돈이 더 든 것”이라며 “컬러풀한 공보물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려면 무려 3억원의 돈이 들어 간다. 기존 정당들은 15% 정도의 득표율만 올리면 ‘선거비용 보전제’를 통해 선거비용을 세금으로 다 보전받는다.

 

그래서 기존 정당들은 선거가 끝나면 돈을 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꼬집었다. 우 전 후보는 “‘우리미래’가 창당되는 과정부터가 장벽의 시작이었다. ‘정치의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도가 기득권으로 작용해서 이미 권한을 갖고 있는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하던 사람들이 계속 정치를 할 수 있게 그 권한을 지켜주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그룰을 바꿀 권한도 지금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바뀌지 않는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자신들의 이익과 맞닿아 있으니까 바꾸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올림픽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한 나라의 선수들은 100m 뒤에서 출발하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우 전 후보는 “지금의 선거제도는 과정과 기회, 모든 절차에 있어서 정의롭지 않다. 기호도 기존에 의석을 갖고 있는 정당 순으로 부여되고, TV토론회도 그들 위주로 진행이 된다. ‘이것이 당연한가?’ 되물어봐야 한다”면서 “정치라는 것은 자꾸 새로운 인물이 들어오고 새로운 사람들이 조금 더 돋보이거나 주목을 받을 수 있어야 기득권에 있는 사람과 균형이 맞고 교체될 수 있다. 자꾸 교체될 수 있을 때 건강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 구조적으로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설계하는 테이블에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신 전 후보는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청년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청년의 고통이 더 크기는 하지만, 중년층, 노년층도 삶에 허덕이면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청년들은 성인이 되면서 기본적인 자산이 없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있는 불안과 신자유주의의 영향 속에서 청년 세대이기 때문에 고통을 더 받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청년을 길러왔던 50대로 똑같이 고통 받고 있고, 노인층도 똑같이 허덕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 전 후보는 누구보다 미래를 오래 살아갈 청년들이 정작미래를 설계하는 테이블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청년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세대교체를 통한 구성원의 변화를 통해 정치권이 좀 더 젊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올해 정부 예산 429조 중 ‘청년 일자리 예산’은 3조원, 1%에 불과하다. 20대 국회에서 다룬 1만3,000개 법안 중 청년 법안은 51개고, 그중 통과된 것은 없다”면서 “정치가 변하려면 정치에 있어서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다. 300명 중 100명정도는 기성 정치권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청년들이 들어간다면 정치권은 좀 더 젊어지고, 정치가 조금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선거가 기대되는 ‘페미니스트’ 정치인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 두 후보들은 낙선했다.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들도 자신들의 당선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우 전 후보는 선거운동 유세 동안 “당선 가능성 0%”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신 전 후보는 8만2,874표를 득표(득표율 1.6%)하면서 원내에 진출해 있는 정의당의 김종민 전 후보(8만1,664표, 1.6%)보다 2,210표 더 많은 표를 받으며 4위를 차지했다.


거대 양당 중심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서 대안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신전 후보에게는 ‘공격’이 있었다. 누군가는 선거 포스터를 보고 “시건방지다. 찢어버리고 싶은 벽보”라고 비아냥댔고, 벽보 27개와 현수막 2개가 누군가에 의해서 훼손됐다. ‘페미니스트’라는 이유에서였을까? 하지만 신 전 후보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보 등록 전날까지도 기탁금이 모자라서 출마 자체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후원금을 마련해주고, 유세차량, 캠프 공간 등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지지자들 때문이었다. 신 전 후보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를 이끌어왔던 큰 원동력은 성장과 개발 중심의 패러다임이었다. 이제 21세기가 된 지도 18년이 지났다. 한국 사회는 굉장히 많이 바뀌었고, 시민들의 시민성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는 그대로다”라고 꼬집었다.


더 탄탄히 준비해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 할 것


우 전 후보는 1만1,599표(득표율 0.2%)를 받으면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창당한지 2년도 안 된 정당의 후보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단가 2원짜리 공보물’로 치른 선거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마냥 아쉽기만 한 결과는 아니다. 1만 명 넘는 서울 시민들이 그의 목소리와 정책에 공감하고 그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 전 후보는 “선거기간 청년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지 않아 아쉽지만, 현장을 다니면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고, ‘우리미래’의 청년 정치를 알릴 수 있어서 기뻤다”며 “유권자들의 표를 소중히 받아서 다음 총선 때는 더 탄탄하게 준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년 문제 해결과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개혁에 앞장서고 대국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젊은 정치후보들. 이제 정치가 바라봐야 할 방향은 누군가를 배제시키거나 차별시켜서 어떤 소수가 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다 평등하고 공평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비전과 정신이라는 그들의 목소리가 기억됐으면 한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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