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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철도시설·주거환경 개선 용산개발 로드맵 설계가 급선무

용산개발 길라잡이, 도시컨텐츠연구소 황춘자 대표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용산은 이태원, 남산 등 한국의 대표적 관광명소와 함께 서울 중앙부에 위치한 문화중심지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시발점으로 경부선, 경의선, 1호선, 4호선, 공항철도 등이 뻗어 있어 도심권 접근성이 우수한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의 이면에는 용산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철도시설과 남산 고도제한 등의 지역 특수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실제 지난 2014년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국가도시재생 기본방침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용산의 쇠태율은 93.8%(높을수록 노후화 심각)로 서울 모든 자치구 가운데 중구, 성동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국토부는 인구감소와 사업체감소, 20년 이상 노후건축물 비중 등 3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쇠태현황을 진단했다. 이처럼 용산의 난개발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며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고 있다.


지난 9월27일 용산의 철도지하화와 주거 환경개선, 용산의 특성을 감안한 도시설계와 경제활성화 방안 등을 주제로 용산개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이날 오후 용산전쟁기념관에서 도시컨텐츠연구소 주최로 열린 ‘용산개발의 선진적 대안 연구 세미나’에서는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세미나에서 연구소 수장인 황춘자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100년이 넘도록 용산의 중심을 가로막고 있는 선로주변 인접해 거주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이는 잘못된 것임에도 오랜 세월 용산구민들은 그 속에 묻혀 지내왔다”고 지적했다. 또 “수많은 주택조합을 구성했지만 아직도 어느 한 곳 제대로 진행되는 곳이 없을 만큼 주거환경 여건도 열악하다”며 “보광동, 한남동, 서부이촌동, 청파동 등을 둘러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토로했다. 용산 구민들에게 용산의 현실과 문제점, 해결방안까지 듣고 묻는 자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세미나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는 황 대표를 통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공직생활 40년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능력 지역발전 위해 쓰고파” 


공직생활을 40년 넘게 했다는 황 대표는 1975년 용산에서 여군 하사관으로 군 생활을 시작해 대위로 전역했다. 약 10년의 군 생활을 마치고 1984년 서울메트로에 입사해 30년을 근무했고, 당시 공기업 최초로 상임 이사직인 경영혁신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언론에 많은 조명을 받기도 했다. 서울 매트로 재직 중 업무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황 대표는 특히 행정학 박사과정을 통해 자치경영이나 도시경영 관련된 학문을 접하게 되면서 인생의 제2막을 그리게 됐다. 황 대표는 40여 년을 공직에 몸담아 오면서 체득한 업무처리 능력과 공기업 임원으로 습득한 관리능력을 퇴직 후 장롱 속에 그냥 묵혀둘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능력을 국가와 민족, 지역발전을 위해 쓰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생각했다는 황 대표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곳이 용산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975년 처음 용산에 발을 딛었을 때와 2015년을 비교해 보니까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도 크게 변한 것 없었습니다. 오히려 문제점만 산재해 있었죠. 케케묵은 사업부터 한시가 시급한 현안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실타래처럼 엉켜 아름다운 도시 용산이 멍들어가고 있었어요. 용산구민의 한사람으로 이런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황 대표는 용산의 현안을 도시공간측면에서 접근하고 해결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인 도시컨텐츠연구소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도시설 선진화작업이 시급 


용산구는 서울역과 용산역을 기점으로 경부선, 경의선, 지하철 1호선 및 4호선, 공항철도 등 철도시설이 얽히고 설켜 있는 곳이다. 이 같은 시설들이 편리한 교통편을 제공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주거환경 분야에서는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다. 도시 한 가운데로 통과하는 철도로 인한 지역단절, 철도 주변 소음이나 자동차 통행 불편, 도시 공간 이용의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지역민들로부터 제기돼왔다. 용산의 지상 철도를 지하로 내려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몇년 동안 현장을 누비면서 끊임없이 실사를 해왔다는 황 대표는 “토론회나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의 여론과 함께 관련기관인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코레일, 서울시 교통본부, 용산구청은 물론 현장에 있는 주택조합까지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러 다녔다”고 말했다. 용산의 문제되는 현안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앞으로의 대안을 강구하기 위한 기초 작업을 계속해 왔다는 것이다.


“철도분야에서 30년을 근무하다보니 철도시설에 대한 문제점이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철도가 다니는 선로주변 일정거리 내에는 관리차원에서 이격거리가 있어야 되는데, 바로 옆에 담벼락이 있고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들이 즐비합니다. 실제로 삼각지역 근처 아파트에 살다 보니 소음 때문에 상당히 고통스러웠던 경험도 있고요. KTX, 화물열차, 일반지하철 등은 새벽 4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운행됩니다. 우리가 60데시벨이 일반적인 생활소음으로 감내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해요. 그런데 이 지역은 70데시벨이 넘어갑니다. 철도가 시내 한복판을 가로막고 있다 보니 교통체증도 심해요. 서울의 다른 지역은 우회전, 좌회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용산은 철도시설 때문에 유턴을 하거나 빙빙 돌아서 목적지로 가야하다 보니 시간낭비, 기름낭비 등 모든 것이 비효율적입니다.” 



황 대표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용산의 철도지하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는 이미 지하화하겠다는 연구용역결과가 나와 있는데도 당장 급하지 않으니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와 가까운 홍콩은 철도가 지상에 노출된 곳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철도 위로 돔 형태의 뚜껑을 덮어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과 편의시설 구축을 모색했어요. 유럽 선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철도는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노면전철 등으로 사람과 자동차가 여유롭게 다닐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해놨습니다. 주변으로는 도심중심 상권이 형성돼 있고요. 용산은 이미 철도지하화를 서울역에서 용산역까지, 또 한강대교까지 개발하는 다양한 방안과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비용은 6조원에서 9조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저는 용산개발에 대한 논의가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철도를 지하로 내린 후 도시 재생적 관점에서 그 철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황 대표는 지상도심을 녹지 공간 조성과 아울러 메인스트리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용산 주거시설 10곳 가운데 8곳은 20년 넘어 


1990년대 이전 압축개발 시대에도 용산은 봇물처럼 터진 발전의 수혜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히 청파동과 보광동을 중심으로 낡은 집들의 주거 환경을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한데도 지자체 조례나 단체장의 지침변화, 주민들의 의견 불일치 등으로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서울의 중심부에 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20년도 넘는 낡은 집들이 80%가 넘는다. 


황 대표는 “용산의 모든 동네를 다니다 보면 재래식 화장실이 있는 집도 있다”면서 “국토부에서 발표한 도시 쇠퇴율을 보면 93.8%나 된다”고 지적했다. 16개 동에서 15개 동이 낡았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주택 재개발조합, 재건축조합이 구내에 14~15개 있는데 2003년도에 설립돼 지금까지 추진이 안 된 곳도 있다”며 “개발밀도 또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 최하위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용산은 다른 지역과 달리 남산 고도제한에 걸린다든지, 용산2가동의 경우 바위 위에 집을 지어야한다든지 복잡한 특수성이 있다. 이러한 특수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십분 활용해 최적의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황 대표는 지자체의 지침변화도 꼬집었다. 주거환경 정비의 경우 주민들이 오랫동안 지역을 개발하고자 노력해도 시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개발 방향이 달라지다보니 사업이 지체되고 만다며, 관에서 말 한마디로 사업의 방향을 바꾸는 건 쉬울지 몰라도 결국 피해는 주민들과 국민들이 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용산개발 로드맵 절실 


최근 용산구에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사옥이 들어서고 기존 분당선에 강남~용산을 잇는 신분당선 건설도 가시화되는 등 용산발전의 기대요소도 분명 있다.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인한 개발보다는 궁극적으로 용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도시개발 로드맵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황 대표는 집을 지을 때 설계가 있듯이 용산개발에 대한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집을 지을 때 어떤 모양으로 지을 것인지, 방향은 어느 쪽을 향하게 할 것인지, 자재는 뭘 쓸 건지, 골조는 어떤 것을 세울 것인지 등의 전체적인 설계가 있어야 하잖아요. 용산의 도시설계도 군사부지와 주거부지 100만평은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철도시설과는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나와야 합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과 이태원거리, 전쟁기념관, 남산, 용산역의 면세점, 공항에 30분 내 진입할 수 있는 공항철도 등 용산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 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미리 로드맵을 세워야죠. 특히 국제업무지구가 무산되면서 과제로 남은 코레일 부지와 철도 등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개발과 장기적인 개발 등의 구상을 세밀하게 해야만 합니다.”



용산은 아직 아무도 발견 못한 원석 


용산의 난개발은 누구 한명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단번에 모든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는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누군가는 고민하고 공론화시켜야 용산이 밝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40년 넘도록 용산과 인연을 이어온 황 대표가 ‘용산의 밝은 미래’를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쉴새없이 달리는 이유다. 


“실제 용산 주민들은 용산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그만큼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황 대표는 40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항상 공적가치를 우선으로 여기고 부끄럼없이 살아온 만큼 그 자세를 지향하면서 토론회나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용산개발의 필요성과 대안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행까지 해내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 황 대표는 “용산은 아직 아무도 찾지 못한 보물이 쌓여있는 보물섬과도 같다”며 용산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내비췄다. 


지역에 잠재 된 원석 같은 보물들을 발견하고 민과 관이 함께 힘을 합쳐 다듬어서 반짝이는 보석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는 황 대표는 아름다운 도시 용산은 명실공히 세계적 명소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용산의 문제를 용산사람들과 용산에서 토론


한편, 이날 토론회는 총 3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하권찬 한국 도시개발연구원장의 ‘용산의 재탄생 : 미래경쟁력 확보방안’ 이라는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박정수 동양대 철도대학 교수가 ‘용산지역의 균형적 개발을 위한 철도시설의 지하화 및 시설개선방안’을, 최헌욱 한국도시계획기술사회 부회장이 ‘주민이 공감하는 용산의 주거지정비’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용산 구민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 이주영, 김선동, 홍문표 의원 등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주영 의원은 M이코노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용산의 여러 문제를 세미나를 통해 구민들에게 제시하면서 의견을 수렴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용산의 철도, 군사, 문화 관광 시설 등 여러 가지 문제와 비전을 잘 융합해 획기적인 발전의 길을 찾아가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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