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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다가오는 초고령사회, 인생3모작 시대

‘일자리 나누기’ 사회적 공론화 필요해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사상 최대의 청년실업률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그리고 생계 등을 위해 전직·재취업해야 하는 중년과 노년층. 그리고 반면 과도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는 직장인.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진단은 제각각이다. 일자리와 관련해 우리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총체적 난국속에 정년 일자리의 해법은 요원한 것일까. 전국민적 일자리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에서 교육계는 작지만 의미있는 한발을 내딛어 눈길을 모은다. 바로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시작한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 올해 5월 퇴직교직원봉사단을 출범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시작한 퇴직교직원봉사단을 소개한다.

 

“‘은퇴라는 말이 아직도 어색합니다. 아직 건강하기도 하고, 전체 인생으로 봤을 때는 벌써부터 놀 수도 없고... 앞으로 뭘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서울 양천구청에서 주최한 중장년취업박람회에서 한 중년 구직자의 말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노후대비는 어느 정도 돼 있다고 말했는데 우리 세대가 아래는 자식들을 위로는 부모들을 돌봐야만 한다면서 미처 노후대비를 못한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상대적으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애둘러 표현했다. 돈을 버는 것과는 상관없이 일자리를 찾으러 왔다고 말한 그는 사회 후배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십수년의 노하우도 전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박람회를 찾은 대다수의 구직자는 생활비라도 벌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면서 노후준비가 부족해서 걱정이라는 답을 했다. 이와 같은 일자리 부족 현상은 바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중장년층 뿐 아니라 전세대에서 일자리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많은 세대가 실제 생활에서 고스란히 경제적 빈곤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직접적으로 일자리 정부를 내세우면서 일자리를 모든 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혹여나 청년일자리에만 너무 치우쳐 다른 세대의 일자리 문제에 는 소홀히 하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대선 직후인 지난 516일 더민주선대위 고용복지발전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고용복지!!! 문제는? 좋은일자리토론회에 참석한 아웃소싱 전문업체인 삼구아이앤씨 구자관 책임대표사원은 청년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모든 정책의 초점이 그곳에 맞춰지면서 혹시나 중장년,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는 뒷전이 되지나 않을지 우려도 된다면서 현장에서는 청년뿐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일자리가 꼭 필요한 중장년·노인들도 많다고 전했다. 삼구아이앤씨는 지난해 기준 23,000여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해 종합 아웃소싱을 제공하는 국내 대표적인 업체다. 근로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일자리 부족이 노동력 부족으로

 

청년실업률이 지난 411.2%를 찍으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일자리 문제는 결국 전세대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올해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고용률·취업률은 2003년 이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은 고령자 경제활동참가율은 2005년 이후, 고용률은 2007년 이후 계속 60% 수준을 상회하는 등 전반적인 고령자 고용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국내 경제활동인구가 부족해 질 거라는 전망도 있다.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고용의 10대 구조적 변화보고서에서 저출산·고령화로 노동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반면 노동수요는 지속되면서, 2020년대 초반부터 노동공급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고용의 고령화도 심화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의 일자리 부족현상은 노동력 부족현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점차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취업자 규모가 축소되면서 2020년대에는 노동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5NH투자증권의 ‘100세시대 행복리포트10년내 청년인력이 인구구조 등 변화로 오히려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청년, 10년 내에 천덕꾸러기에서 백조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서동필 수석연구원은 청년 등 노동력의 부족을 느끼는 순간에는 이미 늦을 수 있다면서 생산가능 인구 감소가 예고돼 있는 만큼 노동력 확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쪽은 취업난, 한쪽은 살인적 노동 강도

 

저출산과 고령화문제가 맞물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생산가능인구와 경제활동인구 감소는 예정된 수순이다. 생산가능 인구는 노동가능인구라고도 불리며 총인구 가운데 만15세 이상 64세 이하 연령에 해당하는 인구를 말하며, 경제활동인구는 생산가능 인구 가운데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인구를 말한다.

 

현시점의 국내 노동시장 상황을 일자리 부족에서 노동력 부족으로의 전환기라고 보면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 대기업·공기업·공공기관·중소기업 할 것 없이 일자리 부족노동력 부족이 혼재해 있다. 워낙 청년 실업률이 높고, 중소기업 일자리의 질 격차·기피현상 등이 사회현상으로 지적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노동력 부족에 대한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또 노동시간은 그대로 임금 등 기업의 비용과 직결되다 보니 경제논리에 파묻혀 버린다.

 

하지만 지금 한국사회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공기업 더 나아가 공무원까지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1월 복지부에서 한 30대 사무관이 과로사하면서 중앙직 공무원들의 업무강도가 다시금 조명받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한쪽에서는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전세대의 문제가 된 일자리 문제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필수가 된 전직·재취업. 이미 전세대의 문제가 된 일자리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최근 취업박람회에 가보면 대학생· 고등학생들 사이에 머리가 희끗한 중년남성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대부분 은퇴하고 소일거리 등으로 취급 되던 지자체들의 농수산시장 등의 승하차 업무 등에 정년도 없고, 수입도 안정적이라면서 대졸자의 젊은 청년들도 지원하고 있다. 원인과 진단, 그리고 해결책도 저마다인 가운데 전방위적인 사회적 노동시장 구조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작지만 의미있는 한발자국을 내딛으면서 주목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퇴직교직원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센터장 홍승표)를 열었다. 1년 후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지난 531일 퇴직교직원 봉사단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평생 몸담았던 교정으로 다시 돌아온 선생님들

 

지난해 설립된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설립 8개월 만에 퇴직교직원 봉사단원이 1,000명을 넘어섰고, 인력풀을 조성함과 동시에 중·고등학교 사서봉사활동, 학교안전관리 서포터, 초등돌봄교실 지원 등 교육청 각 부서 협력 시범사업에 힘을 보태며 현직교사들로는 부족한 인원을 채웠다.

 

올해는 서울시 50플러스 재단 및 캠퍼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 실시· 공무원 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업무협약 등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교육자원봉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학교와 지역사회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퇴직교원 활용방안에 대한 정책연구도 추진한다.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 홍승표 센터장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갔던 지난해의 경험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 자신감을 줬으며, 퇴직교직원들의 능력과 참여의식에 확실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조희연 교육감도 우리 사회가 봉사와 기부, 희생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때 건강한 사회,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격려했다. 퇴직교직원봉 사단은 업무상 현직교사들이 미처 챙길 수 없는, 본인들이 현직에 있을 당시 부족하다고 느낀 그 위치에 자리했다.

 

우리교정가꾸기지원단,

아이들 생태교육부터 교정 환경정화까지

 

퇴직교직원들은 학교 내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지난 6월 퇴직교직원 봉사단내 우리교정가꾸기지원단이 봉사활동을 벌이는 서울 양천구의 양강초등학교를 찾았다. 오후 2시경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진행 중이었고, 학교 한쪽에 조성된 교정에서는 10여명의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심어놓은 식물들을 한창 다듬고 있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교정은 갖가지 채소와 야채 등 작물이 심어져 있었는데, 한쪽에는 나비 등 곤충의 애벌레 사육장도 자리하고 있었다.

 

박춘근 우리교정가꾸기지원단장은 현재 35명의 퇴직교사 들과 함께 12개의 초등학교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현재 학교 내 인력으로는 사실상 교정을 가꾸고, 아이들에게 현장실습 등 교육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이것부터 우리가 한번 나서보자해서 이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현직에서 퇴직했다는 박춘근 단장은 현직에 있을 때부터 유독 학교교정, 수목원 등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현직에 있으면서 아이들 교육에 있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런 일을 하게 돼서 참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 경험 해 보지 못한 아이들은 농작물이 심어만 놓고, 물만 주면 그냥 알아서 자라는 걸로 아는 한마디로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실제 농작물을 재배해보고 경험해보면서 이런 것 들을 바로잡아 줘야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도시에서 한때 유행했던 주말농장 신드롬도 아이들의 이런 잘못된 인식에 한몫했다면서 매일 우리가 직접 재배해고 가꾸는 모습을 보고, 실제 방과 후 교육 등을 통해서 우리가 직접 현장실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교육의 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학교의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직접 교정을 가꾸고, 또 현장실습을 진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평생을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하면서 현실적으로 하지 못 했던,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위해 퇴직선생님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퇴직교직원 봉사단은 지난 626일 기준으로 단원이 1,300명을 넘어섰다. 퇴직교직원들은 우리교정가꾸기지원단처럼 저마다 전문분야를 살려 도서관 사서, 등하교안전지킴이, 방과후교육, 생태체험 교육 등 교육현장에서의 다양한 분야에서 현직 교직원들을 서브하며 퇴직 이후에도 교육계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고 있다.

 

일자리 문제, 전국민적인 공감대 형성·대타협 필요해

 

사상 최대의 청년실업률 등 취업난, 생계 등을 위해 전직·재취업해야 하는 중년 그리고 노년층, 중소기업의 인력난, 과도한 노동 강도에 시달리는 현직에 있는 사람들. 일자리의 해법이 요원하다. 결국 사회적으로 전방위적인 일자리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1982년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을 통한 노사정대타협, 독일의 하르츠 개혁 등 유럽의 선진국들도 최악의 실업률 등 우리와 비슷한 상황 속에 전국민적인 대타협의 과정을 거쳤다. 과도기의 대한민국에서 보다 큰 공감대 형성이 시급한 이유다.

 

중장년층의 모범사례로 소개한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퇴직교직원봉사단의 경우 대부분의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한 모델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봉사단의 모습이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생계를 위한 일자리 나누기 모델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인턴30CEO70세 인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30CEO가 있는 회사에 하루하루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70세 노인이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젊은 만큼 열정과 창의력으로 무장한 CEO는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해 사업과 인생에서 어려움에 빠지지만,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경험과 풍부한 인생경험을 가진 70세의 인턴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의 내용과 주인공들의 모습에 관객들 모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어떨까? 어쩌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노동문화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정부·기업·노조· 국민 모두의 근본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MeCONOMY magazine Augus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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