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신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몰래 혼인신고’에 대해서는 “죽는 날까지 한시도 잊지 않고 사죄하며 살아갈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했고, 자녀 학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책의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해 사퇴하지 않고 법무부장관직 수행 의지를 보였다.
16일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안 후보자는 ‘몰래 혼인신고’ 문제에 대해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고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저는 40녀년 전 20대 시절에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살았다.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아오면서 그때의 잘못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퇴학 처분을 받은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학교장에 직접 선처를 요구하는 등 학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 상 학교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4년 유명 자율형 사립고인 H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안 후보의 아들은 같은 학교 여학생을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불러 들이고 이를 친구들에게 자랑했다가 적발돼 학교 측으로부터 퇴학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안 후보자는 “학교 측에서 징계 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정으로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며 “절차에 따라 부모로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일 뿐 부당한 영향력응ㄹ 행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탄원서에는 제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썼다”면서 “필요하면 제가 제출한 탄원서를 공개하겠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해서 고심 끝에 결정했을 텐데 큰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출간한 책 ‘남자란 무엇인가’에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겨 있어 ‘성 의식’ 논란이 야기된 데에는 “책과 글의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달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해당 책에는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 사내의 염원이다”, “아내는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 자녀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에는 관심이 없다”는 구절이 담겨 있다.
안 후보자는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면서 “저 역시 한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퇴하지 않고 법무부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70 평생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아왔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국회에서 열릴 인사청문회에서 제 70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후보자의 기자회견 전문.
제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저와 관련된 여러 내용이 보도됐다.
오늘 이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가능한 대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
저는 1948년 생으로 올해 70세다. 그 70년 인생을 되돌아 볼 때 제가 저지를 가장 큰 잘못은 저의 20대 중반 청년 시절에 저질렀던 일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판결문에 담긴 내용이다.
저는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
저는 즉시 잘못을 깨닫고 후회했으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치료하면서 제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 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살았다. 학자로서, 글쓴이로 살아오면서 그때의 잘못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저는 40여년 전 20대 시절에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 한 가지 말씀 드릴 것은 그 후의 후회와 반성을 통해 저의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이 모든 사실은 제 아내도 잘 알고 있다. 젊은 시절의 잘못으로 평생 사죄하고 반성해야 함을 이해하고 있다.
둘째 저의 아들의 문제다.
잘잘못을 떠나 제 아들의 문제는 오랜 시간 교육자로 살아온 저에게는 가장 아픈 부분이다. 저의 아들은 재학하던 학교의 남녀 학생을 엄격하게 분리시키는 학칙을 위반했다. 그리고 학내 절차를 걸쳐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제가 그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 다만, 학교 측에서 징계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정으로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절차에 따라 부모로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일 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제가 쓴 탄원서에는 제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썼다. 필요하면 제가 제출한 탄원서를 공개하겠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해서 고심 끝에 결정했을 텐데 큰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제가 쓴 책과 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저는 평생 수많은 글을 써왔다. 지금 다시 되돌아봐도 부족한 글들이지만 책과 글의 전체 맥랙을 유념해 읽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다만,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
제 자신의 잘못에 더해 자식 문제까지 말씀드리게 돼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국민 여러분과 저를 아껴주시고 기대를 걸어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사좌의 말씀을 드린다.
70 평생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아왔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
저의 오래 전 개인사는 분명히 제 잘못이다. 죽는 날까지 한시도 잊지 않고 사죄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일로 인해 그 이후의 제 삶이,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
국회에서 열릴 인사청문회에서 제 70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