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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자리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누구나 원하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반듯한 시간선택제일자리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나 누기를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간선택제일자리라고 말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경력단절여성 일자리를 얘기한다. 최근에는 기혼 여성뿐만 아니라 미혼여성, 청년, 고령자 등 연령과 성별,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을 희망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회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전일제 일자리는 오버타임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주당 40시간 근로제를 표방하는 현재 전일제 위주의 근로시간 체계 자체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시간선택제일자리 확산이 우리사회에 부족한 근로환경의 유연성과 유동성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천편일률적인 전일제 일자리, 그것도 오버타임이 당연시되는 현재의 근로패턴의 변화가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시간선택제일자리 채용공고를 찾아보면 기존의 파트타이머라고 불리는 시간제 일자리를 사용했던 일부 직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에서 구상했던 전문직도 일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일자리 청사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기혼여성뿐만 아니라 청년, 고령자층에서도 각기 다른 이유로 근로시간 조절 니즈가 증가하는 추세로, 전일 제 위주의 근로시간 체계(working hour regime)’자 체가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시간선택제는 과거 단시간근로에 비해 고용안정성, 전환권이 추가되어 다양한 형태로 발전 가능하며, 경영위기시 잡쉐어링(job-sharing)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기존 질 낮은 시간제를 감안할 때 전환형시간선택제 활성화, 공공 부문의 시간선택제 확산 선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황 연구위원은 일반적인 시간제(파트타임, 허드렛)을 많이 생각하는데 시간선택제는 양질의 일자리로 근로시간이 짧은 일자리를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말하면서 예를 든다면 동네 의원에서 한 명의 간호사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근무를 해왔는데 특정시간대에 환자가 몰린다면 풀타임 근무가 넌센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를 1명을 더 배치해서 한 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고 다른 한 명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다면 피크 타임대의 환자를 돌보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대한민국의 근로시간은 세계 최장 기록을 깨고 이제는 2위로 내려왔지만 아직도 잘못된 노동관행 개선을 위해서 시간선택제 확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 연구위원은 이 정책에 대한 시행착오부분은 많이 개선이 되었다고 본다고 말하면서 풀타임만 고 용해서는 영업이익을 낼 수 없는 사업주들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공하고 근로자와 사업주 양측의 니 즈를 맞춰줄 수 있다는 컨셉으로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꿈과 현실

    

한국개발연구원이 지난 20145월 기업체 205(20대 청년 1천명, 20~40대 여성 1천명 대상) 조사 결과, 시간선택제를 활용하고자 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기업들이 효율적인 인력 운영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45.1%)라고 응답했다. 대기업은 근로자의 근무인센티브 관점에서 중소기업은 인력확보의 관점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관심을 가졌다.


반면 시간선택제를 활용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적합한 직무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45.6%). 그 외 체계적인 인력운영의 어려움(20.2%), 업무 연속성 단절(10.5%) 등을 이유로 든 기업도 많았는데 이들은 시간선택제 도입에 따른 인력운영체계 개편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했다.

 

근로자들은 가장 필요한 정부지원으로 고용안정 보장(32.3%)과 임금·복리후생 보장(29.5%)을 꼽았으며 다양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18.9%)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간선택제 취업 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고용불안정과 임금 저하로 나타났다. 시간 선택제는 기존의 파트타이머와 달리 정규직의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되어 있고 참여 기업에 주는 정부 지원금이 있기는 하지만 고용안정성이 낮은 기존의 근로여건을 감안한다면 사업주 입장에서 보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개개인의 임금수준이나 이런 것을 다 정할 수는 없다.

 

황 연구위원은 정책은 심플한 게 강력하다고 말하면서 정책이 복잡해지면 현장에서 악용될 여지가 커지는데 그 이유는 그레이 영역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고용시장에서 시간선택제 임금 수준을 최저임금의 130%로 정해둔 것에 대해 높다는 쪽의 시그널이 오고 있는데 그 이유를 분석해본다면 고숙련직이 아니었을 수 있다는 게 황 연구위원의 얘기다.

 

앞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고급전문직이 많이 만들어지면 반대 시그널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주와 근로자 간 입장이 상충되기는 하지만 최저임금의 130%를 준다고 했는데 근로자를 많이 채용할 수 없다라는 것은 기준이 낮다는 의미인 반면, ‘근로자를 많이 채용할 수 있다라는 것은 기준이 높다는 것이다.


 

육아와 전환형 시간선택제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는 법으로 보장된 권리이다. 근로자가 요구하면 특별히 납득할만한 사유가 없는 한 회사는 해줘야만 한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는 신규창출형과 전환형이 있는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의미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란 근로자가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대신해 근로시간을 단축 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 지난 2008 년에 임의제도로 도입되었으나 20128월부터 의 무제도로 변경됐다.

 

전일 근무에서 단시간 근무(15~30시간)로 전환했다가 단축기간이 끝나면 전일 근무로 복귀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전환형 시간선택 제이다. 육아기에 근로자가 휴직하지 않고 근무를 지속하기 때문에 급여손실도 적고 경력단절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활용실적은 매우 저조 하다황 연구위원은 지난 2013736명이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이용했다고 밝히면서 근로자수(지원인원) 기준으로 육아휴직 대비 1.1%, 지원액 기준으로 0.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55.1%, 실제 기업에서 활용한 근로자가 있었다고 응답한 기업은 11.7%에 불과했다.

 

전환형 단시간근로자가 있는 사업장에서 대체인력 채용이나 기존 인력관리 시스템 변경 등에 따라 추가적 노동비용 발생에 따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이러한 기피현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3년 여성정책연구원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희망 근로형태로 시간선택 제 근로가 84%에 이르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사업 지원인원이 20151~3월 기준 4680명으로 지난해 동기(459)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원금액도 763천만원으로 지난해(66 천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20151~3월 전국 고용 센터에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계획을 제출한 사업장은 262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5)보다 5배 증가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을 받은 취업자가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은 60.8%로 전체 근로자 1년 이상 고용유지율(42.1%)보다 높았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취업자의 월 평균임금(1313천원)과 시간당 임금(9402)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꾸준히 확대

 

미즈메디병원은 부족한 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간선택제를 도입하게 됐으며 매해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현재 도입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198(6월 기준)의 간호사 중 6명과 의료기사, 연구직 4명을 포함해서 10명이다. 신규채용형과 기존 직원 전환형이 있는데 간호사 중 4명은 신규채용형이고 2명은 전환형이다. 전환형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육아가 조건이고 기간은 1년 정도인데 경우에 따라서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근로시간은 원래 30시간으로 시작했다가 24시간을 추가했는데 현재는 24시간이 더 많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간 매일 4시간씩 근무하는데 부서에 맞게 설계한다.


참여자 만족도는 높다. 신규입사자의 경우 일을 10 년 정도 쉬다가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취업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전환형의 경우에는 육아문제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 있었는데 계속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아한다. 추가희망자 수요도 꾸준하게 있다. 급여산정은 기존 직원 평균시급에 5% 정도 가산해 준다. 오전 피크타임에 근무하기 때문이다. 풀타임 일 때 받을 수 있는 급여에 시간비례로 계산해주는 데 보너스, 휴가비, 퇴직금, 4대보험 지원 등 정규직 과 동등한 혜택이 있다.

 

시간선택제로 신규입사한 간호사 중에 풀타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이재욱 인사과장은 지난 2011년부터 시간선택제를 시작해서 제도설계를 하면서 안착하는 기간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일방적으로 급하게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용 대상을 간호사에서 의료기사, 연구직으로 확대했 고 간호사도 외래파트, 수술파트까지 확대했다. 앞 으로 필요한 부서와 직종을 확대할 나갈 계획이다. 업무 자체가 오전에 몰리는 부서가 있고 하루 종일 인력이 필요한 부서가 있어서 같은 기업이라고 하더 라도 모든 업무에 100%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게 이 과장의 얘기다.

 

이 과장은 시간선택제와 임금피크제를 연계해서 현재 여성 위주로 시간선택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청·장년층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임금피크제와 연계해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가뭄에 콩

 

지난 6월 메르스 공포 가운데에서 열린 스펙깨기 일자리 박람회에는 하루 6천명의 구직자들이 다녀갔다. 채용박람회 전문기업 인사만사 담당자 이도 형 씨는 올해 처음 열린 스펙깨기 일자리 박람회 는 학점, 영어공인성적, 봉사활동 등 직무에 무관한 9대 스펙을 깬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자리박람회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직무능력제도인 NCS에 참여하는 20여 개 기업과 관련된 공공기관들이 참여했고 입사지 원서 양식도 NCS 양식을 활용했다. 스팩깨기 일자 리 박람회 결과 현장채용은 37명으로 나타났다. 박람회를 개최하고 나서 일주일 후 재 면접을 통해서 채용확정 된 구직자도 12명으로 나타났다. 채용직종이나 직무는 다양한데 개발직, 서비스직, 일반사무직 등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는 않았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스펙깨기를 위해서는 입사지원서 양식부터 달라져야 하는 만큼 이번 박람회에서는 NCS 지원서를 활용했다. 이 씨는 오는 11월까지 박람회 최종조사결과를 만들어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박람회 후 사후관리까지 확실하게 해주는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람회장에서조차 전일제 일자리가 많고 시간 선택제일자리 구인을 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이 씨는 몇 개 기업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구인을 했고 탐앤탐스에서는 시간선택제 구인만 했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사이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취재원이 며칠 간격으로 검색을 해보았지만 다양한 일자리는커녕 지역과 직종을 선택하기 어려울정도로 제한적인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그야말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가뭄에 콩 나듯 하다는 걸 의미한다.

 

시간선택제 확산을 위한 사회의 태도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는 시간제 일자리를 임시직이라고 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때나 해고해도 되고 최저시급만 줘도 되는 불안정한 일자리라고 인식한다정부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라는 용어까지 만들어 가면서 근로시간이 짧아도 반듯한 일자리, 고용안 정성과 복리후생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홍보하고 있지만 이는 고용시장의 열악한 수준과 괴리감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정 해두는 것 역시 문제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황 연구위원의 설명과 같이 정책은 심플할수록 좋고 규제와 제한이 많을수록 불편해진다.

 

우선 시간선택제 일자리 대상을 육아기 기혼여성 에 대상을 한정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만혼을 하거나 결혼하지 않는 여성들도 많아서 과거와 같이 젊은 미혼여성과 나이 든 기혼 여성으로 여성일자리를 양분하는 개념으로는 사회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또 남성들이나 노인들도 원하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또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적절한 임금 수준뿐만 아니라 고용안정성과 복리후생도 보장되어야 한다.

 

아울러 기업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선택하는 근로자는 일하기를 싫어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일하기를 원하는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장시간 근로시간의 개선은 국민행복을 위해 매우 절실한 과제라는 사실을 정부와 기업, 근로자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다음은 고용노동부 윤수경 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도 하고 국민행복도 도모 한다는 차원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요.

 

A. 정부는 지난 1년 반 동안 시간선택제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를 알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공공부문· 대기업 중심으로 채용 분위기를 확산하면서, 시간 선택제일자리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한 컨설팅, 창출된 일자리에 대해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간선택제 전용워크넷, 대체인력뱅크 등을 운영하고, 지역별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취업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공부문에서 지난해 최초로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를 시행하여 국가직 366, 지방직 632명으로 총 998명의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채용하였으며 20152017년 동안 3828명을 추가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인건비 지원 사업을 통해 10357개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였습니다그 결과 시간선택제로 취업을 희망하는 국민 비중 이 201363.5%에서 201473.6%10%p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지난해 10월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시간선택제를 활용한 기업의 75%가 인력난 해소, 생산성 향상, 근로자 만족도 제고 등 긍정적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과 근로자의 만족도와 호감도도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금년부터는 다양한 형태의 시간선택제일자리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제도와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시간선택제로 새로이 채용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전일제 근로자도 일정기간 시간선택제 근무를 할 수 있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간제·시간제 일자리를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로 개선하는 경우에도 재정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연금·고용보험·퇴직급여 등 시간제 일자리가 전일제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Q. 시간선택제 일자리 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 지요.


A. 시간선택제로 취업을 희망하는 국민 비중이 201473.6%로 매우 높으며, 기업도 44% 가량이 활용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실제 시간선택제일자리가 확산되는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편입니다. 이는 기업들이 적합한 직무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새로운 인사노무시스템에 대한 관리부담이 증가하거나 업무생산성의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여 소극적이고, 구직자분들도 기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서 아직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보다 전일제를 선호하며, 직장문화가 전일제 중심으로 장시간근로 관행이 형성되어 있어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산되기 어려운 여건 때문이라고 봅니다.

 

정부는 기업과 구직자분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시간선택제 취업지원서비스를 확대하고, 간선택제 도입 기업의 노하우를 메뉴얼화하여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며 일·가정 양립 캠페인을 확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간선택 제가 정착된 선진국 사례에 비춰보면 우리나라도 기업과 근로자가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상생하는 일자리라는 공감대를 이루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 릴 것으로 보입니다.

 

Q. 시간선택제 일자리 박람회에서 바리스타에 관심을 보이는 구직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소외계층 일자리 사업과 구별되면 좋지 않을까요.

 

A. 정부가 정책적으로 확산을 추진하고 있는 시간선택제일자리는 일·가정 양립이 필요하거나 전일제 근무가 어려운 근로자는 누구나 어떤 직무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시간선택제 지원제도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들의 직무를 살펴보면 판매, 상담, 검수·검품, 은행 창구 텔러, 간호사, 승무원, 분장사 등 매우 다양하며, 경 영·회계·사무 관련직 등 전문직 비중이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3년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기업들의 채용계획(1만명) 바리스타0.03%(300) 정도였습니다. 정부는 다양한 직무에서 채용 모델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지난해에는 범정부적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 지원, 공원·복지·항만서비스 등 각 부처 소관의 20 개 직무를 선정하여 시간선택제일자리 창출을 집중 지원하였습니다앞으로 전일제 근로자도 일정 기간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근무할 수 있는 전환형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고, 그 빈자리에 새로운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늘려나간다면 보다 다양한 직무에서 시간선택제가 확산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직은 사례가 많지 않지만 생산기술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 등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연구원들도 시간선택제를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시간선택제일자리는 전문직종에서 선호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A. 병원업종에서도 아직은 시간선택제 근로형태가 보편화되지는 않아서 모르시는 근로자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시간동안 전일제근로를 하는 근로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일·가정 양립형 근로 형태를 전환형 시간선택제라 하는데요. ‘전환형 시간선택제란 육아, 가족 돌봄, 건강, 학업, 퇴직준비 등 다양한 사유로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전일제에서 시간선택제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로, 기업이 자율적으로 전환 제도를 운영 하는 경우가 있으나 도입 사례들이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요 요인은 우리나라 근로문화가 전일제 중심이고, 기업은 대체인력 채용 등 부담이 늘어나며, 근로자도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임금이 감소되는 등의 문제를 우려하여 기업과 근로자 모두 소극적이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통해 기업은 숙련 인력을 계속 활용할 수 있고, 근로자는 경력단절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 이 알려지면서 기업과 근로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간선택제 신규채용형 제도를 운영해 본 기업들이 기존 전일제 근로자를 위한 전환형 제도 도입에도 적극적인 편으로 이런 기업들이 늘어나면 전환형 시간선택제 확산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례로, 에어코리아에서는 피크 타임대에 채용한 시간선택제가 정착되면서, 전일제도 시간선택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확대되었고 새로운 근무스타일로 경우 피크타임대 업무분산을 통해 서비스질제고 효과가 높은 업종에 해당되고, 간호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치위생사, 요양보호사, 코디네이터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에 대한 수요가 많아 시간선택제 확산에 적합한 직종입니다. 향후 전환형 시간선택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는 금년부터 자율적으로 전환형 제도를 도입 하려는 기업에 전환장려금, 간접노무비, 대체인력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간선택제 전환형제도가 활성화되려면 그간의 전일제 중심의 장시간 근로관행과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도 정착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므로 컨설팅과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Q. 기업 입장에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기존의 파트타이머와 달리 정규직과 동등하게 보너스, 휴가비, 퇴직금, 4대보험 혜택을 줘야한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전일제 위주의 장시간 근로가 당연시 되는 사회였습니다. 기업의 인사·노무 관리체계와 근로문화도 전일제 근로자에게 적합하게 만들어져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고, 관련법과 제도, 실업급여, 퇴직급여 등 사회안전망도 전일제 중심으로 짜여 있습니다. 여기에 익숙했던 문화에서 시간선택제와 같은 유연한 근무형태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기업과 근로자 모두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인사시스템을 새롭게 바꾸는 노력과 비용, 추가인건비 등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러한 애로사항을 감안하여 인건비,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고, 제도개선뿐만 아니라 근로관행 및 인식의 전환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경우에도 노사정 대타협으로 이룬 1982년 바세나르 협약을 통해 시간제 일자리를 활성화하게 되었고, 30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면서 오늘날의 성공적인 시간선택제 모델로 정착시킨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사회적으로나 기업 내 근로관행이 바뀌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나가야할 방향이므로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Q. 일과 행복에 조건이 있다면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을까요.

 

A. 일하면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일을 통해 공정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두 번째는 일 하다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기르게 되는 시기에 일과 가정 의 양립이 가능한지입니다유럽 선진국 등 고용률 70%, 소득 3만 달러 이상의 국가들을 보면 가정 내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에는 부모 중 한 명은 시간선택제로 일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선진형 고용구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진국의 경우 시간선택제를 근로자 가 필요로 했기 때문에 확산되었고, 네덜란드의 경 우 근로자의 40%, 여성근로자의 60%가 시간선택 제로 일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일제와 장시간근로 중심으로 근로관행이 형성되어 있어서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운 근로자가 많고, 일하고 싶어도 육아 등의 사 유로 전일제로 일하기 어려운 구직자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절실합니다. 시간선택제 근무는 전일제 근무자가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는 전환형과 건강검진센터와 같이 업무가 집중되는 피크타임대에 새로이 근로자를 고용하는 채용형이 있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전환 형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육아 등으로 일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경력단절 여성이 지난해 기준으로 무려 197만명이나 됩니다. 채용형 일자리는 이분들이 다시 일터로 복 귀할 수 있는 일자리로서 의미가 크고,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하고 기존 시간제 일자리도 개선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현재 법 규정상 육아기에 근로시간단축을 1년간 할 수 있고, 정부에서 1년간 지원하고 있는데, 실제로 아이를 돌봐야하는 기간은 초등학교까지 최소한 4~5년이 필요하고, 이 기간만큼 기업이 근로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물론 기업의 비용부담이 늘어나겠지만, 시간선택제로 생산성을 높이고 우수인력을 확보한 기업사례도 있어서 상생 (win-win)하는 사례로도 운영할 수 있다고 봅니다시간선택제는 지금은 다소 힘들고 더뎌 보이지만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 패러다임입니다.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으나 고용노동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근로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Q.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정책과 관련된 계획과 전망, 개선방향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산되려면 무엇보다도 사회적 공감대가 중요합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일·가정 양립을 위한 새로운 고용 트렌드로서 노사 모두에 꼭 필요한 일자리라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무원과 교사 등 공공부문에서 확산을 선도하고, 민간부문에는 기업의 우수사례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채용형과 전환형 확산을 위해 기업의 도입을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시간선택제 도입과 정착 과정에서 겪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제도를 개선하고, 시간선택제 활용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정책자금, 신용보증, 공공조달 분야에서 다양한 우대 방안을 실시하는 등 시간선택제 친화적 여건을 만 들어가겠습니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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