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선후보 8인 ‘내란 동조세력과 관망자’사이

  • 등록 2025.04.16 15:11:52
크게보기

 

6·3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선 대진표가 완성됐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 대 양김(김경수·김동연)’ 구도로, 국민의힘은 이른바 ‘8룡 대전’이 펼쳐진다. 이날 거대양당의 경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16일부터 본격적인 경선 국면이 시작된다.

 

민주당 경선은 이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민주당 내 입지가 공고한 이 전 대표 ‘1강’에 비명계 두 명이 맞서는 구도다. 민주당은 이날 예비후보 등록 마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경선 체제에 들어선다. 오는 19일부터 2주간 주말(19·20일, 26·27일)을 이용해 4개 권역 순회 경선을 진행한 뒤 오는 27일 당 대선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국민의힘도 이날 경선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국민의힘 경선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양향자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나선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 후보 등록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한 후 16일 정식 후보 명단을 발표한다. 이어 당 선관위는 오늘 18~20일 조별 후보자 토론회를 거쳐 22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8명에서 4명으로 후보가 추려진다. 이후 2차 컷오프 기간엔 후보자 간 ‘일대일 지명 토론회’와 합동 토론회를 연다. 29일엔 2차 컷오프 결과를 공개하며, 이때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상위 2인을 대상으로 내달 3일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후보를 선출한다.

 

 

●민주당 사실상 ’이재명 전 대표 독주체제‘ 속 국힘 대선주자만 8명

 

지난 14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48.8%를 기록하며 독주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그간 범보수 진영 선호도 1위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0.9%를 얻어 2위를 기록했으나 직전 조사 대비 5.4%포인트(p) 하락했다. 그 외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6.2%, 홍준표 전 대구시장 5.2%,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3.0%,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2.7%,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2.4%, 김경수 전 경남지사 1.3%, 김동연 경기지사 1.2%순이었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가 52.2%였고, 김 경기지사 11.7%, 김두관 전 의원 4.0%, 김 전 경남지사 3.7%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층 내에선 이 전 대표 지지율이 93.7%였다. 김두관 전 의원은 불출마와 무소속 출마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김문수 전 장관이 17.8%였고, 유승민 전 의원 14.3%, 한동훈 전 대표 9.8%, 한 권한대행 8.8%, 홍 전 시장 7.7%, 안 의원 6.3%, 유정복 인천시장 0.9%, 이철우 경북지사 0.7% 순이었다. 여기서 한 총리와 유승민 전 의원은 국힘 대선후보에서 제외됐다.

 

리얼미터는 “김 전 장관이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다른 후보와는 큰 차이가 없어 특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내 후보군 간 지지율이 분산돼 있어 조만간 있을 경선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힘 대선후보의 두 축, 내란 적극 동조했거나 ‘나몰라’라 관망했던 인물

 

여권 대선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김문수 전 장관이 어떤 사람인가.

 

과거 민주화운동·노동운동을 할 때 집시법 위반이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생긴 전과가 있던 김 전 장관은 정치 입문 후 선거 때 벌어진 폭행치사 사건, 보수 단체 활동을 할 때 집시법과 코로나감염 예방법을 어긴 전과를 추가했다.

 

2006년 도지사 시절 소방서 119상황실에 갑자기 전화를 걸어 “나 도지사 김문수인데”라고 발언한 사건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당시 전화통화 내용이 지금도 유튜브 동영상이나 밈으로 회자될 만큼 불통의 대명사로 묘사되고 있다. 이후 박근혜 정권 때는 ‘지킴이’ 역할을 자행하고, 보수당인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정통 보수와 각을 세우는 소장파 역할을 하다가, 윤석열 정권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역사관 논란도 있었다. ‘일제강점기 선조들 국적은 일본이다’, ‘김구 국적은 중국이라는 말이 있다’ 등 뚜렷한 우파적 역사관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또한 가장 극우로 불리는 전광훈 목사와 정당 활동을 했던 비일관성으로 극과 극의 행보를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 그런 김문수 전 장관이 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다.

 

일각에서는 내란을 옹호한 국민의힘이 어떤 후보를 내면 안 된다는 주장과 더불어 후보들 내도 ‘집권 가능성이 없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진보 논객’ 유시민 작가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이성적 사고에 입각하면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도의적으로 맞는 것”이라며 “어차피 내봐야 안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 작가는 “국민의힘이 계엄령을 옹호하고 윤석열 비호한 내란의 세력이다”며 “이 정당은 극우화된 것이 아니고 반체제화 됐다. 헌정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당, 내란 동조 정당인 국힘은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에 큰 우환거리가 됐다”고 잘라 말했다.

 

 

●극우 세력에 물든 국민의힘, 혼잡한 ‘대선후보 컷오프’ 흥행 가능성

 

국힘 대선 최종후보로 거론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최근 쿠팡플레이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 나와 여야 대권 주자 중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에 대해 “양아치”, “멍청하다” 등의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모래시계 검사’ 유명세로 YS(김영삼) 키즈로 정치에 입문한 홍준표 전 시장은 김대중(DJ) 정권 시절 저격수로 역할을 했다. 이후 홍 시장은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도 지내고, 경남도지사에도 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되자, 도지사 임기를 마치지 않고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대권 도전도 한 바 있다. 이번 조기대선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명태균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명태균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예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명태균이 지난 9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13일 페이스북에 “콜로세움 경기장 철장에 145일 갇혀 있던 굶주린 사자가 철창문이 열려 경기장 한복판에 뛰어나와 서 있다”며 “저 멀리 들리는 군중들의 함성, 나를 내려다보는 차르(황제)의 모습, 내가 처한 처지가 그런 게 아닐까. 그 누구도 나에게 거짓을 강요하지 말라”고 적었다. 명태균과 관련된 홍 시장은 대선 후보로 될 때까지 ‘명태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한동훈 의원은 국힘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12.3 계엄 당시 ‘계엄 반대와 탄핵 찬성’ 행동을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의 핵심 권력으로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대통령 부재 때 한덕수 권한대행과 국정을 장악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당하기 전까지 윤상현 의원과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대통령실을 들락거리며 당내 내란동조를 위해 입김을 뿜어내던 인물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나경원 후보는 최근 자신의 SNS에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자신이 드럼통 속에 들어가 있는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 이미지에서 사용된 ‘드럼통’은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를 허위 프레임으로 음해하는 데 반복적으로 사용된 상징물이다.

 

1차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8명은 오늘 24일 2차 컷오프에 들어간다. 이번 경선 과정에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하지 않고, 순번도 부여하지 않는다. 황 위원장은 “관례에 따라 순위와 득표수는 영원히 비밀로 하기로 했다. 안 된 분들은 5등이라고 생각해 주면 된다”고 언급했다.국민의힘 최종후보가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는 2차 컷오프부터 진행되는 토론회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오갈지 궁금한 측면이 있다. 보수를 지키려는 세력과 극우 선동 세력의 경쟁이 뜨거운 전망이다. 웬만한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더 재미있을 가능성이 크다.

 

심승수 기자 sss23@m-economynews.com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23 한국금융IT빌딩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