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21대 국회 내 여야와 정부가 합의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국회 앞에 다시 모였다.
대한간호협회(간협) 임원진과 전국 17개 시도지부, 10개 산하단체를 대표해 전국에서 모인 350여 명의 간호사들은 22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를 열고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간호법안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간호법 없는 의료개혁, 속 빈 강정이다", "간호법 없는 의료개혁, 단팥 없는 찐빵이다" 등이 담긴 현수막과 “노(NO)! 티슈(TISSUE)!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21대 국회는 국민 앞에 약속한 간호법안을 즉각 통과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간호법 제정 촉구 성명서를 통해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어느덧 석 달이 넘어가는 지금, 병원과 병상에서는 큰 문제가 하나둘씩 불거지고 있다”면서 “특히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잠 안 자고 병상을 지킨 간호사들이 과중되는 업무와 훈련의 부담으로 더는 견디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간호사들이 퇴직과 무급 휴가를 위한 연차 사용을 강요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장에 투입되어야 할 올해 신규 간호사 발령도 언제일지 모를 훗날로 미뤄지면서 대기 간호사가 생겼다"고 호소했다.
탁 회장은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온몸과 마음을 갈아 넣어 환자와 병상을 지켜내고 있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법체계가 너무도 허술해 아무런 보상체계가 없음은 물론이고 자칫 '불법'으로 내몰릴 상황마저도 간호사들이 알아서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조속히 간호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 회장은 "누가 환자를 저버렸냐. 한 가지 확실한 대답은 ‘간호사는 절대 환자를 저버리지 않았다’라는 사실"이라며 "전공의 사태로 드러난 의료계 민낯과 수십 년 지체된 의료개혁 등 전반적 상황을 고려할 때 간호법안을 제정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인 모두는 의사가 현장을 떠난 의료상황 앞에서 앞다퉈 간호법안 제정을 약속했다"며 "오늘도 간호사들은 위기의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제 정치권이 답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서울특별시간호사회 조윤수 회장은 “간호사는 의료공백 속에서 밤낮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지만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불법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이 제정돼 국민의 보편적 건강 보장을 실현하고 언제 어디서나 전문적인 간호돌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간호사회 김정미 회장도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사의 불분명한 업무범위가 개선되고 법적보호 장치가 마련돼 살인적 노동강도 문제가 해결되고 숙련된 간호사가 확보될 것”이라면서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가 무너지지 않도록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간호법을 제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간호사협회는 임시대표자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에 따라 23일에는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24일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 촉구를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이날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는 간협 공식 유튜브채널 ‘KNA TV’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